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스마트폰으로 전기차의 성능을 조절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22일 ‘모바일 기반 전기차 튠업(Tune-Up)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운전자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모바일기기를 활용해 전기차의 △모터 최대토크 △발진 가속감 △감속감 △회생제동량 △최고속도 제한 △응답성 △냉난방 에너지 등 모두 7가지의 차량 성능을 일정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앞으로 새롭게 출시할 전기차에 이 기술을 적용할 계획을 세웠다.

기존에 ‘에코’와 ‘노멀’, ‘스포츠’ 등 특정 드라이빙 모드를 선택했을 때 차량의 모든 성능이 해당 모드에 따라 일괄 조정됐다면 이 기술은 7가지 항목을 각각 다르게 선택할 수 있다. 

다른 자동차기업의 기존 차량에도 스마트폰으로 시트를 조절하는 등 편의장치 조절이 연동된 기능이 탑재돼있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활용해 자동차의 전반적 설정값을 바꾸는 기술은 없었다.

전기차가 점차 스마트 기기화되는 미래 모빌리티(이동성) 흐름에 따라 개인에게 맞춤화한 경험을 제공하는 고객 전략의 방향성 ‘스타일 셋 프리’를 구현한 것이라고 현대기아차는 설명했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차종이 달라도 운전자가 자신에게 가장 익숙한 설정을 서버에서 내려 받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확장될 차량공유 서비스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현대기아차는 내다본다.

현대기아차는 사용자들이 설정을 서버에 업로드하고 서로의 설정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해킹 등 보안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했다.

현대기아차는 “차량 주행에 관련된 항목을 서버로 업로드하고 공유하는 과정에서 주요 성능 항목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블록생성 방식으로 암호화하고 분산 데이터 저장환경에 저장하기 때문에 해킹을 통한 임의 조작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기반 전기차 튠업 기술’은 내연기관차와 다른 전기차만의 고유한 특징 덕분에 구현 가능한 기술이다. 

배기규제에 따라 성능 변경의 폭이 제한된 내연기관차와 달리 전기차는 비교적 자유롭게 기술을 적용하고 정밀하게 성능을 제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2025년까지 23개 전기차를 포함해 모두 44개의 친환경차 라인업을 갖추려고 하는 만큼 내연기관이 아닌 차량에 특화한 기술과 서비스를 개발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스마트폰으로 차량 성능을 조절하는 기술처럼 기존의 상식을 뛰어넘는 모빌리티 기술을 개발해 개인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다양한 고객 경험을 제공하는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