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매장을 축소하거나 채널 전환에 나서고 있는 것과 다른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 이해준 에이블씨엔씨 대표이사.
21일 에이블씨엔씨에 따르면 올해 미샤 매장을 100곳을 추가로 출점할 계획을 세웠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수익성이 낮은 지하철역 미샤 점포 40곳을 철수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140곳의 매장을 출점하는 셈이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미샤는 기초부터 색조, 기능성 화장품까지 여러 제품군에서 경쟁력이 뛰어난 제품이 많다”며 “이런 장점을 살리기 위해서는 오프라인 매장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른 국내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들이 올해 오프라인 매장을 축소하면서 온라인 판매채널을 강화하거나 홈쇼핑으로 진출하는 등의 모습과 상당히 대조적이다.
이 대표는 올해 3월27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미샤 어퓨 등 기존 브랜드의 역량을 강화해 올해 실적 반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에이블씨엔씨 흑자 전환의 각오를 다졌다.
이 대표가 이렇게 미샤 매장을 늘리면서도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는 이유로 미샤의 직영점 비율이 꼽힌다.
미샤는 올해 3월 기준으로 전국에 매장 700곳을 두고 있다. 이 가운데 430개 점포가 직영점포로 직영 비중이 61%에 이른다. 다른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LG생활건강이 운영하는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인 더페이스샵의 직영점 비중이 50%,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의 직영점 비중은 30%다.
직영점 비중이 높으면 고정비 부담이 커지지만 일정 규모의 매출 수준이 넘어가면 영업이익이 늘어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박현진 DB증권 연구원은 “에이블씨엔씨는 다른 로드숍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는 회사와 달리 직영점 비중이 높아 이슈 아이템으로 매출이 성장하면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수 있다”며“이는 에이블씨엔씨의 장점이자 약점”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2018년부터 더마코스메틱 브랜드인 제아G&B와 돼지코팩으로 인기를 얻은 미팩토리 등을 인수합병해 미샤에 제품군을 늘릴 준비를 한 것도 규모의 매출을 달성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에이블씨엔씨는 올해 3월부터 미샤 매장에 2018년 인수한 화장품회사의 10개 제품을 판매하기로 했다.
에이블씨엔씨 매장 700곳 가운데 200곳에 10개 브랜드 제품을 통해 경쟁력을 높일 계획을 세웠다.
다만 이 대표가 띄운 에이블씨엔씨의 오프라인 매장 확장전략에 우려의 시선도 나온다. 직영점 비중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출점을 늘리면 고정비 부담이 더욱 가중될 수 있다는 것이다.
조현진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내 로드숍 화장품시장 환경은 내수경기 침체와 중국인 관광객 수 감소, 헬스앤뷰티숍(H&B)로의 소비자들이 이동하면서 전체적으로 악화하고 있다”며 “이런 환경에서 에이블씨엔씨는 미샤의 직영점 비중이 높아 고정비 부담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