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차는 높은 배당금액을 놓고 회사경영과는 관련이 없으며 노동자에는 충분히 보상을 해왔다고 반박하고 있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모든 비용을 제하고 난 부분에 대해 배당을 진행하는 만큼 경영활동과 배당은 사실상 관련이 없다”며 “이익이 난 부분은 이미 가이드라인에 맞춰서 노동자에 지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경영 정상화 기간에 구조조정으로 노조원은 줄어들고 노동강도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세졌다고 노조는 주장한다.
르노삼성차는 2012년 희망퇴직 명목으로 800여 명을 구조조정한 뒤 2014년에도 ‘뉴 스타트 프로그램’이라는 명목으로 500여명을 내보냈다. 2012년 이후 회사를 떠난 직원은 모두 1600명으로 파악된다.
노조는 르노삼성차의 생산 방식이나 시간대별 생산대수를 고려해봤을 때 줄어든 직원 수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주장한다.
특히 르노삼성차는 혼류생산 등으로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여온 만큼 다른 완성차기업과 비교해 노동강도가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르노삼성차는 프랑스 르노그룹에 기반을 둔 외국계 기업으로 한국에는 부산공장 1곳만을 두고 있다. 이곳에서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 뿐 아니라 수출물량까지 생산하는 셈인데 르노삼성차는 공장을 증설하거나 새 설비를 들이는 대신 혼류생산으로 생산성을 높이는 방식을 선택해 왔다.
혼류생산은 1개 생산라인에서 1개 차종을 생산하는 일반적 생산방식과 다르게 1개 생산라인에서 다량의 차종을 생산하는 것이다.
여러 차종를 동시에 생산하기 때문에 노동자의 작업패턴이 훨씬 복잡한 데다 익숙해질 때쯤 생산 차종이 바뀌어 숙련도를 쌓는 데도 어려움이 커 혼류생산은 노동강도가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노조 관계자는 365일 노동강도가 같아 쉴틈이 없다는 점도 노동자들이 버티기 힘든 이유로 꼽았다.
노조 관계자는 “A와 B 차량을 만드는 생산라인 두 개가 있으면 두 차량의 생산량에 따라 맡고 있는 생산라인에서 쉴 틈이 생기지만 우리는 생산라인이 1개이기 때문에 365일 노동강도가 똑같고 쉴 틈도 없다”고 말했다.
더구나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시간당 생산대수가 66대로 국내 완성차기업 평균보다 무려 1.5배 높다. 국내 완성차기업은 시간당 45대를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르노삼성차 노조 조합원들이 회사쪽에 맞서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강경노조를 선택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난해 선출된 노조가 기본급 인상보다 노동조건 개선에 힘을 쏟고 있다는 점도 그런 분석에 힘을 싣는다.
2018년 새로 뽑힌 박종규 노조위원장은 2011년 르노삼성차가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에 가입했을 때 지회장을 맡았던 인물이다.
르노삼성차 노조는 이후 진행될 단체교섭에서도 전환배치와 외주화 등에서 노조의 동의를 구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기로 했다.
단체교섭은 16일 이후에 재개될 것으로 파악된다. 르노삼성차 노사는 회사쪽 대표였던 이기인 제조본부장이 9일 회사를 그만둔 데 따라 새 제조본부장이 취임했기 때문에 상견례 자리부터 마련하기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16일은 단체교섭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며 “회사 쪽에서 새 제조본부장이 왔으니 우선 인사라도 나누고 교섭을 진행하는 게 좋지 않겠냐고 제안해 수요일이나 금요일쯤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