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포스코의 부실 계열사 정리에 단호한 모습을 보이면서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마찰을 빚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워크아웃설이 불거진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추가자금 지원을 놓고 포스코와 산업은행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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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오준 포스코 회장 |
포스코 관계자는 6일 포스코플랜텍에 대한 추가지원을 요청하기 위해 산업은행을 찾았다. 포스코플랜텍이 외환은행에 443억 원의 원리금을 갚아야 하는 상황에서 모회사인 포스코가 직접 나선 것이다.
산업은행은 이 자리에서 추가지원을 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또 모기업인 포스코가 부실에 대한 책임을 치고 좀 더 적극적으로 포스코플랜텍을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포스코는 산업은행에 추가지원이 없으면 워크아웃 신청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포스코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여러 차례의 유상증자를 통해 2천억 원이 넘는 자금을 쏟아 부은 만큼 더 이상의 지원은 어렵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은 “포스코가 지원하지 않는다면 워크아웃을 수용할 수 없다"고 대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플랜텍의 금융권 차입금은 모두 4815억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이 1370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권 회장은 지난해 취임한 뒤부터 비주력사업과 저수익사업을 중심으로 강력한 구조조정을 진행해 왔다. 하지만 그동안 매각이나 인력 구조조정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권 회장이 최근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까지 실행하고 필요한 경우 청산까지 감수한다는 각오를 내비치면서 그동안 포스코를 믿고 부실 계열사에 자금을 지원했던 금융권과 마찰을 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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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택 KDB산업은행 회장 |
권 회장은 4월 말 포스하이알의 법정관리를 결정했다. 포스하이알은 법정관리를 통해 매각 등 회생방안을 찾지 못하면 청산될 가능성도 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권 회장의 이런 결정에 크게 반발했다. 포스하이알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모두 509억 원의 자금을 조달받았다.
포스코를 믿고 부실 계열사에 대출해 준 채권단은 자금회수에 비상이 걸렸다. 채권단은 포스코에 대해 은행들에 부실을 전가하려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권이 크게 반발하는 상황에서 포스코가 지금까지의 신뢰를 한꺼번에 무너뜨릴 경우 원하는 성과를 얻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