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중공업과 STX엔진이 주식거래 재개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다.
두 회사는 한때 자본잠식으로 합병이 유력했다. 하지만 감자와 출자전환으로 상장폐지를 면하고 각자 생존의 길을 찾는 데 주력한다.
▲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
STX중공업은 지난해 5월부터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의 배임혐의로 거래가 정지됐다. STX엔진은 자본잠식으로 지난해 3월부터 거래가 정지됐다.
한국거래소는 6일 기업심사위원회에서 두 회사 주권의 상장폐지기준 해당을 심의한 결과 폐지기준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에 7일부터 주식거래가 재개됐다.
두 회사의 주가는 개장직후 상한가까지 올랐다. 지난해 STX도 거래중지조치가 해제된 뒤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한 적이 있다.
채권단이 보유한 STX중공업 전환사채의 전환가액이 2만 원인데 주가가 2만 원선까지 오르지 않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주가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기존 주주들이 매도물량을 내놓지 않아 거래량은 많지 않았다.
채권단은 올해 초만 해도 STX중공업과 STX엔진은 자본잠식에 따른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합병을 검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채권단은 3월 두 회사의 발행주식을 8대1로 병합하는 무상감자를 단행했다. STX중공업은 자본금을 1230억 원에서 154억 원으로 줄였고 STX엔진은 자본금을 2858억 원에서 357억 원으로 낮췄다.
산업은행과 우리은행 등 채권단은 STX중공업과 STX엔진에 각각 1200억 원, 19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해 자본잠식을 해소했다. STX중공업은 자본총계(자산총계-부채총계) 대비 자본금 비율이 -0.8%에서 414.2%로 높아졌고 STX엔진은 -34.5%에서 889.8%로 올랐다.
STX중공업과 STX엔진이 상장폐지 위기를 넘긴 만큼 두 회사의 합병은 잠정적으로 중단됐다.
두 회사는 각자 경영정상화에 매진할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2013년 9월부터 채권단이 공동관리하고 있다. 최대주주는 산업은행이다.
STX중공업은 지난해 매출 1조128억 원, 영업손실 446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도 1258억 원을 냈지만 2013년 영업손실 1874억 원, 당기순손실 4687억 원에 비해 적자폭이 줄었다.
STX엔진은 지난해 매출 7110억 원, 영업이익 73억 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하지만 당기순손실은 744억 원으로 여전히 적자였다. STX엔진은 2013년 영업손실 562억 원, 당기순손실 9321억 원을 기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