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산불을 계기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보유한 산림헬기를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개발한 수리온 기반 산림헬기인 KUH-1FS는 야간 진화 등에 강점을 지닌 만큼 판매에 힘이 실릴 것으로 전망된다.
 
강원 산불 계기로 한국항공우주산업 수리온 산림헬기 판매 늘까

▲ 김조원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 사장.


최문순 강원지사는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원도 안에 대규모 물을 싣고 동해안에 상주하면서 긴급 출동할 수 있는 산불 진압을 위한 산림헬기가 필요하다”며 국회에 예산 지원을 호소했다.

강원 원주를 지역구로 두고 있는 송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 역시 보도자료를 내고 “화재 조기 진압을 위한 산불 진압용 강원권 헬기의 조속한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산림헬기는 산불의 초기 진압은 물론 사람이나 지상장비가 직접 들어가기 힘든 곳의 불길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 산불 진화의 핵심장비로 꼽힌다.

이번 강원 산불을 계기로 산림헬기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만큼 국회가 관련 예산 확대에 힘을 실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한국항공우주산업이 개발한 산림헬기인 ‘KUH-1FS(Forest Service)’의 판매가 늘어날 가능성이 나온다.

한국항공우주산업은 2015년 12월 산림청과 수리온을 개조한 산림헬기 개발계약을 맺고 2018년 5월 첫 제품을 납품했다. 산림청은 산불 진화를 담당하는 정부의 주무부처인데 현재 47대의 산림헬기를 운용하고 있다.

산림청은 러시아 카모프가 만든 KA-32를 30대 운영하며 주력으로 삼고 있다. KUH-1FS는 1대 뿐인데 평균능력이 KA-32를 대체하기에 크게 무리가 없다는 평가를 받는다.

KUH-1FS는 담수량이 2천 리터로 KA-32보다 1천 리터(33%) 적지만 물을 가득 채우는 데 걸리는 시간이 50초로 80초인 KA-32보다 30초(38%) 적게 걸린다. KUH-1FS는 담수 후 이동속도도 시속 241km로 178km인 KA-32보다 60% 이상 빠르다.

더군다나 KUH-1FS는 탐조등과 첨단 항전장비를 갖춰 야간 진화가 가능하다. 산림청이 보유한 산림헬기 가운데 야간 진화가 가능한 기종은 KUH-1FS가 유일하다.

KUH-1FS는 이번 강원 산불에는 훈련 부족 등에 따른 안전상 문제로 다른 기종과 마찬가지로 해가 뜬 뒤 투입됐지만 산림청은 지속적 훈련을 통해 KUH-1FS의 야간 진화작업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산불은 바람이 상대적으로 센 야간에 더욱 빠르게 번지는 경향이 있는 만큼 산림헬기를 통한 야간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면 진화에 큰 도움이 예상된다.
 
강원 산불 계기로 한국항공우주산업 수리온 산림헬기 판매 늘까

▲ 한국항공우주산업의 수리온 산림헬기 'KUH-1FS'.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정부가 국내 항공기 구입을 확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국회에서 지속적으로 나오는 점도 KUH-1FS 판매 확대에 힘이 될 수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8년 11월과 올해 1월 국회에서 연달아 항공산업 육성 관련 세미나를 열고 국내 항공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는 국가가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결국 수출이 중요한데 이는 정부가 우선적으로 국산제품을 구입해 경쟁력을 보증할 수 있을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송 의원은 지난해 11월 항공기 개발 이후 보급 확대를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항공우주산업개발 촉진법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산림헬기 등 특정 분야의 항공제품과 관련해 드릴 말씀은 없지만 국산 항공기를 정부와 지자체가 우선 구입해 국내 항공우주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기조에 변함은 없다”고 말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현재 47대인 산림헬기를 2025년까지 60대로 늘리기 위해 힘쓰고 있다”며 “어떤 기종을 도입할지 결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산림청은 현재 한국항공우주산업의 KUH-1FS와 러시아 까모프의 KA-32를 비롯해 미국 에릭슨의 S-64(4대), 미국 벨의 Bell-412(1대)와 Bell-206(7대), 프랑스 유로콥터의 AS-350(4대) 등 모두 6개 기종의 산림헬기를 운용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