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조직개편 및 인사를 실시해 그룹의 컨트롤타워로서 지주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과거 KB금융지주 설립 과정을 진두지휘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굳건한 ‘김기홍 체제’를 마련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8일 JB금융지주에 따르면 김 회장은 이번 주에 금융지주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인사 및 조직개편을 실시한다.
3월29일 공식적으로 임기를 시작한 만큼 본격적으로 이전 경영체제를 지우고 ‘김기홍 체제’를 꾸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 회장은 지난해 12월에 JB금융지주 회장에 내정된 뒤 인수인계 및 업무파악을 할 시간이 충분했던 만큼 지주사와 자회사의 역할을 명확하게 분리하겠다는 첫 목표를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지주의 임원인사에는 이미 변화를 줬다.
그동안 JB금융지주에는 회장 다음으로 전무가 가장 높은 직급이었지만 부사장을 신설해 권재중 부사장을 선임했다.
권 부사장은 신한은행 리스크관리그룹장과 경영기획그룹장으로 일한 외부인사로 김 회장이 직접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 부사장은 그룹 재무전략 총괄을 맡을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JB우리캐피탈과 JB금융지주, 전북은행에서 경영기획 및 종합기획을 맡았던 이준호 상무가 선임돼 경영지원본부를 맡아 안살림을 꾸린다.
올해 12월에 임기가 끝나는 이재용 전무는 퇴임하고 김병용 상무, 박민영 이사 등도 각각 자리에서 물러났다.
사외이사 5명 가운데 2명이 퇴임하고 유관우 전 농협중앙회 사외이사, 표현명 전 롯데렌탈 대표이사, 이상복 동양회계법인 파트너 회계사 등 3명이 사외이사에 새로 이름을 올리며 사외이사 수도 6명으로 늘었다.
김한 전 JB금융지주 회장이 2013년부터 6년 동안 JB금융그룹을 이끌며 JB금융의 성장세를 이끌었지만 자회사 수를 늘리고 사업을 다각화해온 만큼 지주를 중심으로 그룹 전열을 재정비할 필요성이 크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회장은 전북은행 직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주회사 직원들조차 지주회사의 역할을 제대로 모르고 있는데 껍데기에 치중한 나머지 알맹이가 없는 느낌이었다”고 꼬집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2004년 KB국민은행 사외이사를 거쳐 2005년 KB국민은행 수석부행장 겸 전략그룹 부행장, 지주회사설립기획단 기획단장을 맡아 KB금융지주 설립 과정을 주도한 경험이 있다.
이를 발판으로 삼아 그룹 전체의 방향성 등 굵직한 의사결정에 더욱 집중하는 ‘강한 지주’를 세우고 각 자회사에는 경영 자율성을 더욱 확보해주되 성과에 따라 지주가 책임을 묻는 형태를 마련할 것으로 점쳐진다.
김 회장은 1일 전북은행을 시작으로 광주은행 등 각 계열사와 지역 언론사 및 기업 등을 돌며 간담회를 열어 소통하며 ‘김기홍 체제’를 위한 공감대를 만들어가고 있다.
JB금융지주가 2013년에 출범한 뒤 처음 맞이하는 체제의 변화인 만큼 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지역사회의 동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JB금융 관계자는 “김 회장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 만큼 조직개편 및 인사를 빠르게 실시할 가능성이 있지만 아직 그 시기나 인사 기조 등은 정확하게 정해진 바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