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도 투자는 어렵다  
▲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AP/뉴시스>

투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로 꼽히는 워런 버핏. 그의 연평균 수익률은 19.7%이고 누적 수익률은 58만6817%에 달한다. 10만 원이 5억8681만7천 원이 됐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런 그도 세계경제위기 이후인 2009년부터 2013년까지 투자는 시장 수익률에 미치지 못했다.

통계학자 살릴 메흐타가 버핏의 49년 동안 투자를 분석한 결과 버핏이 오랫동안 매우 탁월한 능력을 보였지만 최근 5년 동안 평범한 투자자의 모습이었다고 뉴욕타임스가 지난 5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버핏의 투자수익률은 최근 5년 중 4년은 S&P 500 인덱스 펀드의 수익률보다 낮았다. 운이 나빠서 이런 결과가 나올 확률은 3%였다. 버핏의 투자능력에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메흐타는 이 결과에 대해 “워런 버핏처럼 뛰어난 투자가도 시장수익률을 넘는 수익을 내기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버핏도 3월1일 공개된 연례서신에서 “일반 투자자는 절대로 시장수익률을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연례서신에서 “10%는 장기국채에 투자하고 90%는 S&P 500 인덱스 펀드에 투자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런 전략이 결과적으로 투자매니저들의 투자보다 더 결과가 좋다는 것이다.

인덱스 펀드는 S&P 500이나 코스피처럼 특정 지수의 수익률을 그대로 따르는 펀드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머튼 밀러는 “인덱스 펀드라는 단순한 투자수단을 선택한다면 사람들은 재테크보다 훨씬 흥미로운 음악, 미술, 문학, 스포츠 등과 같은 여가생활에 더 많은 시간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이 뿐 아니라 대부분의 경우 더 많은 수익을 거두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버핏은 자신의 투자를 옹호하기도 했다. 그는 2012년 자신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성장률이 S&P 500 지수 상승률에 미치지 못하자 “버크셔 해서웨이가 S&P 500 지수 이하의 성장률을 보인 9번 중 8번은 S&P 지수가 15% 이상 상승했을 때”라며 “우리는 시장상황이 나쁠 때 더 좋은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2012년 버크셔 해서웨이의 성장률은 14.4%였고 S&P 500 지수 상승률은 16%였다.

버핏은 가치투자방식으로 투자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1999년 포춘에 자신의 간단한 투자원칙을 공개했다.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낮으면 주식을 사고, 기업가치보다 주가가 높으면 주식을 파는 것이다. 그래서 버핏은 주식이 급속히 오르는 시기에 자신의 실적이 오히려 떨어져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버핏은 기술주식에 투자하지 않는다고 했다. 한 예로 최근 일어난 비트코인 열풍에 대해서 그는 “통화가치가 없는 신기루”라며 투자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말 주가가 120만 원을 넘을 정도로 주목받았으나 현재 50만 원 이하로 폭락했다. 버핏은 페이스북 등 SNS기업도 고평가됐다고 본다.

버핏은 11살 때 처음 주식을 시작했다. 2008년 세계 부자 순위 1위에 올랐고 2014년 포브스가 발표한 순위에서 4위를 기록했다. 포춘이 지난달 발표한 세계 최고의 지도자 순위에서도 4위에 올랐다. 그는 포스코 지분 4.5%를 보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