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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딜리버리히어로 창업자 겸 CEO |
국내 배달앱시장이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배달의민족이 압도적으로 앞서가고 요기요와 배달통이 추격하던 배달앱시장에 균열이 생겼다. 요기요와 배달통이 사실상 합병해 배달의민족과 배달앱 1위를 놓고 정면승부를 펼치게 됐다.
요기요와 배달통이 합치면 배달의민족과 규모에서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국내 빅3 배달앱은 모두 한국기업일까? 배달의민족을 제외한 요기요와 배달통은 그렇다고 할 수 없다.
국내 대표 배달앱으로 꼽히는 요기요는 독일계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업체인 ‘딜리버리히어로’의 자회사다.
배달통은 한국 토종기업으로 시작했지만 지난해 말 딜리버리히어로에게 전체 지분의 절반을 넘겼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요기요의 나제원 대표에게 최근 배달통 대표를 겸임하도록 해 사실상 합병의 길을 걷고 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왜 한국의 배달앱시장을 주목하는 것일까?
◆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의 글로벌 강자, 딜리버리히어로
요기요와 배달통의 모기업인 딜리버리히어로는 독일 베를린에 본사를 둔 글로벌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 업체다.
딜리버리히어로 29개국에서 온라인 배달 서비스를 진행하며 약 1500명의 직원을 두고 있다. 세계 파트너 음식점은 10만 개를 넘어선다. 월 평균 배달 서비스 사용건은 1200만 건 이상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2011년 니클라스 외스트버그(34) CEO가 창업했는데 기업가치가 19억 달러에 이른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 5억2300만 달러를 유치했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9차례에 걸쳐 유치한 투자금액이 모두 13억 달러나 된다.
트위터가 기업공개(IPO)에 나서기 전부터 관심을 한 몸에 받고 8차례에 걸쳐 12억 달러를 모은 것과 비슷하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해 베를린 스타트업 가운데 누적 투자금액 규모에서 1위를 차지했다.
네덜란드 경제지 이머스는 딜리버리히어로를 ‘2014년 유럽 최고의 스타트업’으로 선정했다. 유럽에서 가장 빨리 성장하는 스타트업을 조사해 발표하는 유러피안 테크5는 올해 2월 독일지역 톱5 가운데 하나로 딜리버리히어로를 뽑았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서비스는 배달앱 요기요를 생각하면 된다. 딜리버리히어로는 5번의 터치로 음식점을 골라내고 메뉴를 선택해 결제까지 가능하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이렇게 해서 주문이 발생하면 음식점으로부터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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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제원 요기요, 배달통 대표 |
◆ 딜리버리히어로가 한국을 주목한 이유
딜리버리히어로는 창업 1년 만인 2012년 배달앱 요기요를 세워 한국에 진출했다.
딜리버리히어로가 사업초기 한국에 주목한 이유는 한국의 배달문화가 발달해 배달시장 규모만 보면 미국 다음으로 큰 곳이기 때문이다.
딜리버리히어로는 게다가 한국고객이 까다로운 점도 주목했다. 서비스를 실험하는 시장으로 삼기에 안성맞춤이었던 것이다.
한국에 요기요를 안착시키기 위해 파견된 크리스토프 마이어 요기요 부사장은 “한국 이용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라며 “한국인을 만족시키기 위해 요기요는 자체기술을 개발하고 특허를 받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요기요에서 쌓은 노하우는 중국 등 다른 지사에도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요기요가 내놓은 성과는 딜리버리히어로의 다른 지사들을 뛰어 넘었다. 요기요는 지난해 24개 지사 가운데 영국, 독일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 요기요는 2013년보다 700% 가량 많은 매출을 냈다.
◆ 요기요와 배달통 통합, 배달의민족 제칠까
딜리버리히어로는 배탈통을 인수한 뒤 요기요와 배달통 대표를 1인체제로 바꾸고 사무실을 통합해 운영하는 등 사실상 합병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앞으로 국내 배달앱시장은 배달의민족과 딜리버리히어로 양강구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딜리버리히어로의 창업자이자 CEO인 니클라스 외스트버그는 한국지사 직원들과 스카이프나 이메일로 회의하고 1년에 한 번씩은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스트버그는 지난해 12월 국내 배달앱 3위 배달통 지분의 50%를 사들였다.
외스트버그는 배달통 지분을 인수할 당시 “배달통이 공격적 마케팅을 하지 않고도 2014년 상반기 매출이 1년 전보다 258%, 순이익은 53% 신장한 점을 높게 평가한다”며 “앞으로 배달통과 상호이익이 되는 협력관계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딜리버리히어로가 배달통을 인수할 때부터 요기요와 배달통의 합병을 통해 배달앱 1위 배달의민족을 따라잡으려고 한다는 관측이 나왔다.
마침내 딜리버리히어로는 지난달 30일 요기요와 배달통 운영을 통합하는 조치를 취해 사실상 합병수순에 들어갔다.
요기요와 배달통은 나제원 요기요 대표이사가 두 회사의 대표를 겸임하고 배달통 김태훈 대표는 배달통의 의장직을 수행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김태훈 대표는 사실상 경영에 손을 뗀 것으로 파악한다.
나제원 대표는 “두 회사가 노하우를 공유하고 시너지를 내기 위한 방안을 함께 연구해 더 좋은 배달앱을 만들고 싶다”며 “요기요와 배달통의 개별 브랜드를 유지하며 각 서비스의 장점을 잘 살리겠다”고 말했다.
배달통 직원들이 요기요 본사로 사무실을 옮기면서 요기요와 배달통은 통합돼 운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요기요와 배달통은 이미 합병한 것과 다름없다”면서 “현지 시장에 맞춰 성장해 온 배달통의 노하우와 인프라가 요기요에 이식될 경우 국내 배달앱시장에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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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 기업 딜리버리히어로 |
◆ 컨설턴트에서 CEO로,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세계 최대의 배달 네트워크를 구축한 기업가 외스트버그는 공대 출신의 컨설턴트였다.
외스트버그는 스웨덴 출신으로 2005년 스웨덴 왕립기술원에서 산업공학 석사학위를 받고 글로벌 경영컨설팅회사인 올리버와이먼에 입사했다. 그는 그 곳에서 5년 동안 컨설턴트로 일하다 컨설팅에 따분함을 느껴 온라인 주문배달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외스트버그는 2007년 온라인 피자주문 네트워크(Pizza.nu)를 만들었다. 피자주문 네트워크는 곧바로 스칸디나비아 시장의 선두주자가 됐다. 방법은 지금의 딜리버리히어로와 별반 다르지 않다. 동네 피자배달점들을 한데 묶어 소비자들에게 보여주는 편리함을 무기로 삼았다.
문화적 특성도 피자주문 네트워크의 성공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의 경우 대형 프랜차이즈가 피자배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반면 스웨덴 사람들은 배달음식을 시킬 때 동네마다 자리잡은 작은 가게를 선호했다.
외스트버그는 피자주문 네트워크를 통해 성공 가능성을 확신하고 30세이던 2011년 독일에서 딜리버리히어로를 세워 사업에 나섰다. 딜리버리히어로는 지역 현지의 음식점이 발달한 유럽 전역에서 통했다.
외스트버그는 그뒤 미국, 아시아, 호주, 중동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