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발통 등 빅3 배달앱이 소상공인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놓고 논란이 끊임없이 불거지고 있지만 대학생이 개발한 착한 배달앱도 있다.

캠퍼스달이 바로 그런 배달앱이다. 캠퍼스달은 업주에게 ‘정보제공 앱’이라는 목적에 따라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는다. 광고비도 없다. 주문은 전화로만 가능하다.

  서울대생이 만든 '착한 배달앱' 대학가로 확산  
▲ 샤달앱을 만든 최석원씨
캠퍼스달은 서강대, 중앙대, 서울여대, 경희대, 동국대 등 9개 대학의 학생들이 주로 사용한다. 앱은 대학교를 선택하면 그 대학교까지 배달되는 음식점들의 메뉴와 가격으로 구성돼 있다.

캠퍼스달은 지난 2월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다운로드가 1만9천 명을 돌파했다. 하루 통화 연결도 200건을 넘는다.

캠퍼스달은 2013년 말 만들어진 앱 ‘샤달’의 확장버전이다. 샤달은 서울대 관악캠퍼스 안으로 배달해주는 음식점 정보를 모은 앱이다.

샤달은 2013년 말 서울대 학생 최석원씨와 이장원, 남영욱씨가 만들었다. 이들은 정말 ‘필요했기 때문에’ 샤달을 만들었다. 빅3 배달앱에 저항한다는 식의 거창한 이유는 없다.

당시 서울대에서 학교에 음식점 전단지의 배포가 금지돼 있었다. 전단지가 미관상 좋지 않고 배달 오토바이가 캠퍼스 내에 돌아다니면 사고가 날 위험이 크다는 이유였다.

“학교 커뮤니티 한 구석에 배달 전화번호가 있기는 했는데 홈페이지가 개편중이어서 배달음식 전화번호를 구할 수 없던 때가 있었어요. 경영학과에 재학중인 친구 장원이가 배달앱을 만들어보자고 먼저 제의했고, 저도 앱을 개발해본 적이 있어 흔쾌히 동의했죠. 저는 iOS만 개발해 봤기 때문에 안드로이드를 개발해 본 남영욱 선배가 함께하게 됐고요.”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최석원씨의 말이다.

이들은 이 앱을 서울대 정문의 모양인 ‘샤’와 배달의 ‘달’을 붙여 앱의 이름을 샤달이라고 붙였다.

기존 배달앱의 경우 사용자의 위치를 기반으로 서울대 인근 음식점을 자동으로 추천하기 때문에 서울대 안쪽까지 배달하지 않는 음식점들이 나타난다.

반면에 샤달에 기존 배달앱에 등록되지 않은 음식점들도 있다. 학생들이 발품을 팔아 음식점 전단지를 모으고 직접 정보를 등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당연히 업주들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애초에 수수료를 받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샤달에 광고도 없기 때문에 수익도 없다. 서버 유지비용이 월 1만 원 정도 들지만 큰 부담이 아니어서 수익은 생각하지 않았다.

  서울대생이 만든 '착한 배달앱' 대학가로 확산  
▲ 대학캠퍼스 무료 음식 배달앱 캠퍼스달
샤달이 유명세를 타면서 연세대, 서강대, 상명대, 숭실대, 중앙대에서 샤달과 같은 배달앱이 필요하다고 연락이 왔다. 처음에 각 대학마다 앱을 만들려고 했지만 소수가 수많은 음식점 정보를 수집해 입력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그래서 이들은 전체 음식점 정보를 관리할 수 있는 CMS(Contents Management System)를 만들었다. CMS를 앱과 연동하면 각 대학의 콘텐츠 관리자가 음식점 정보를 등록하고 업데이트할 수 있다. 각 관리자에게 CMS에 접속할 수 있는 계정만 만들어 주면 된다.

단순히 필요에 의해, 그리고 재미로 만든 배달앱 샤달이 캠퍼스달로 확장되고 이용자가 많아지자 창업을 권하는 투자자도 생겨났다.

그러나 앱 개발자 최씨는 창업할 생각이 없다고 말한다. 그는 “샤달은 단순히 앱 개발 실력을 검증해보자는 취지에서 만든 앱”이라며 “돈보다 중요한 것은 실전경험”이라고 말했다.

그는 “캠퍼스달이 많은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지속가능한 시스템으로 유지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