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업황 악화의 영향으로 1분기에 예상보다 부진한 실적을 본 것으로 추정됐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 평균가격이 3월에도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냈다.
▲ 김기남 삼성전자 DS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왼쪽)과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
박원재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1일 "D램 재고가 쌓이고 낸드플래시 가격 경쟁이 지속되면서 3월에도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큰 하락폭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3월 서버용 D램 평균가격은 DDR4 32기가 기준으로 2월보다 20%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PC용 D램 가격은 8기가 기준으로 11%의 하락폭을 나타냈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사와 수요처의 D램 재고가 모두 높은 수준이라 가격이 낮아져도 수요가 반등하기 쉽지 않다"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부담이 되고 있다"고 바라봤다.
낸드플래시 평균가격도 3월에 SLC(싱글레벨셀)제품 기준 10~15%, MLC(멀티레벨셀) 기준 2~5%의 가격 하락폭을 보이면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박 연구원은 도시바메모리와 같은 낸드플래시 전문기업이 반도체 가격 인하를 시도하면서 올해 내내 가격 하락세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삼성전자는 1분기 이후 낸드플래시사업에서 손익분기점 수준의 영업이익을 보는 데 그칠 것으로 추정됐고 SK하이닉스는 낸드플래시 적자폭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됐다.
스마트폰업체들의 낸드플래시 평균 탑재량이 꾸준히 증가하며 낸드플래시 기반 SSD 저장장치가 하드디스크와 가격 차이를 따라잡고 있는 점은 업황에 긍정적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서버용 D램 수요가 반등할 조짐을 보이지 않고 낸드플래시시장에서 반도체기업들 사이 가격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점은 부정적이다.
박 연구원은 반도체 가격 하락과 수요 부진으로 삼성전자가 1분기에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영업이익을 봤을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김영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실적 반등 가시성이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영업이익률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