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이 '리니지 리마스터'를 내놓으며 '리니지M' 성공방식을 도입했다.  

‘리니지’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게임들에 자동조작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것인데 게임성을 해친다는 비판도 있지만 게임 이용자의 체류시간을 늘려 수익성 증가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 '리니지 리마스터' 자동사냥으로 수익성 확대 힘받나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사장.


28일 각종 게임 커뮤니티 사이트를 종합해보면 새로 출시된 ‘리니지 리마스터’의 자동사냥 기능인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PSS)’을 두고 반응이 엇갈린다.

PC온라인게임에 자동조작 기능을 적용한 점을 놓고 다수 의견은 부정적이다.

자동조작은 주로 모바일기기의 작은 화면과 불편한 조작감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하는 기능이기 때문이다.

유튜브에는 “게임회사가 매크로를 장려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매크로를 단속하기보다 공식화하는 선택을 했다” 등 비판적 댓글들이 달렸다.

매크로란 자주 사용하는 명령어를 묶어 하나의 입력 동작으로 만든 자동 프로그램을 일컫는다. 매크로 이용자는 반칙을 써 게임을 직접 조작하는 이용자에게 피해를 끼치는 것으로 여겨진다.

한 게임 커뮤니티 이용자는 “자동조작 기능을 켜놓고 게임을 바라보기만 할 거면 게임을 왜 하느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리니지 리마스터를 실제로 즐기는 사람들은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에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다. 

개인 인터넷 방송인들은 대부분 자동사냥 기능을 켜놓고 방송을 진행하고 있으며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이 기능의 설정법과 관련한 문의글과 설명 영상이 다수 보인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이번 업데이트는 크게 그래픽 개선과 플레이 서포트 시스템 도입, 모바일기기 원격조정 기능 도입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이용자들이 자동사냥 기능을 특히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게임성과 관련해 비판을 받으면서도 PC온라인게임에 자동조작 기능을 넣은 것은 리니지 이용자들이 게임에 체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27일 업데이트 이후 리니지에서 보기 힘들었던 게임 입장 대기열이 생겨났다.

게임 이용자들이 리니지 게임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캐릭터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리니지 리마스터의 광고 문구대로 리니지 캐릭터는 게임 이용자에게 ‘또 다른 나’이기도 해 이용자들은 캐릭터 육성에 돈과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PC온라인게임은 플랫폼 특성상 게임을 계속해서 구동하지 못한다. 모바일기기와 달리 컴퓨터는 물리적으로 한 곳에 고정돼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리니지 리마스터에 자동사냥 기능과 함께 원격조정 기능인 ‘예티’까지 도입했다. 리니지 이용자는 환경제약에서 벗어나 24시간 캐릭터를 키울 수 있게 된 것이다. 

캐릭터를 빠르게 키우기 위해서는 게임 내 물품을 현금으로 구매해야 한다. 게임 체류시간이 길어지면 그만큼 엔씨소프트 매출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김 대표는 비슷한 전략으로 회사 매출을 크게 늘린 경험이 있다.

엔씨소프트는 2017년 6월 리니지 모바일판인 ‘리니지M’을 출시했는데 그 해 엔씨소프트 매출은 2016년과 비교해 80% 정도 증가했다. 엔씨소프트는 올해 리니지M에서만 매출을 1조 원 정도 낼 것으로 전망된다.

리니지M이 크게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로 모바일게임이라는 점과 자동사냥 기능을 도입한 점 등이 꼽힌다.

리니지M이 출시되면서 게임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리니지를 즐길 수 있게 된 데다 자동사냥 기능으로 업무를 보거나 작업을 하면서도 캐릭터를 키울 수 있게 됐다.

엔씨소프트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손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게임에 접속을 하지 못하는 환경에서도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도록 리니지M을 개발하고 있다.

심승보 엔씨소프트 전무는 2월 리니지M의 방향성을 발표하면서 “음성으로 거의 모든 조작이 가능할 정도로 개발하고 있다”며 “음성 조작을 엔씨소프트의 다른 게임에도 탑재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