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이 투자금융 역량에 집중하며 한양증권의 체질을 성공적으로 바꿔내고 있다.

한양증권은 학교법인 한양학원이 최대주주로 그동안 기업의 활동이 외부에 잘 드러나지 않았지만 임 사장이 취임하면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임재택, 한양증권에 외부인력 영입해 ‘강소 증권사’로 체질 바꿔

▲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이사 사장.


27일 증권업계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한양증권이 제주 복합리조트회사 제주신화월드의 담보대출 주관업무를 따낸 것을 두고 의외의 움직임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이 나온다.

대형 증권사들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를 물리치고 자기자본 2699억 원 규모의 소형 증권사인 한양증권이 3400억 원 규모의 주관업무를 따내면서 시선이 몰린다.

한양증권은 제주도 R지구에 조성되고 있는 부동산 개발 프로젝트의 주관사로 선정돼 대출투자자 모집을 마무리하고 있다.

제주신화월드는 중국 부동산 개발기업인 '랜딩인터내셔널'이 약 2조 원을 들여 추진하고 있는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다.

한양증권의 이번 성과는 임 사장이 2018년 한양증권에 부임한 뒤로 외부 인재를 영입하고 조직개편을 실시한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 사장은 1987년 쌍용투자증권에 입사해 굿모닝신한증권, 솔로몬투자증권, IM투자증권을 두루 거친 정통 ‘증권맨’이다.

여러 증권사에서 쌓은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한양증권에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금융본부를 새로 만들고 외부 인사인 박선영 전 케이프투자증권 SF사업본부장이 이끄는 팀을 모두 영입했다. 박 본부장은 현재 제주신화월드의 부동산금융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또 임종영 전 하이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장을 영입해 선박펀드 등 투자금융(IB)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임 사장은 취임 이후 약 60여 명의 외부 인력을 꾸준히 영입했다.

임 사장은 한양증권의 체질을 완전히 바꿔 새로운 활로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양증권은 한양대학교를 운영하는 사학재단 한양학원이 1956년 설립한 증권사로 외부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아 ‘은둔의 증권사’로 불렸다.

한양대학교 출신만을 대표이사로 등용해 왔고 성장보다는 조직의 안정을 최우선 가치로 둔 탓에 매출규모는 20여 년 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최근 주식시장 침체로 더 이상 위탁매매 수익에 의존하기가 어려워지자 서울대 출신인 임 사장을 외부에서 영입하며 빗장을 열고 있다.

임 사장 역시 이런 기조를 받들어 한양증권의 혁신을 이뤄내는 것으로 보인다. 

임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에서 “한양증권 63년 역사는 액자 속에 박제화된 시간으로 남아서는 의미가 없다”며 “대형 증권사와 견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일하는 방식, 마인드, 업무방식 등 모든 방면에서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