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를 향한 기업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과거에는 기업 홍보수단으로 게임단을 운영하는 데 그쳤다면 이제는 e스포츠 전문법인을 세우고 세계적 기업들과 손잡는 일도 늘고 있다. 
 
게임사 통신사 방송사, 앞다퉈 e스포츠사업에 뛰어든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터커 로버츠 컴캐스트 스펙타코어 e스포츠 총괄이 협력관계를 맺은 뒤 T1 유니폼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4일 e스포츠업계에 따르면 국내와 해외 대기업들이 e스포츠산업에 진출하고 있다.

e스포츠는 과거 한국의 독특한 게임 문화였다.

2000년대 블리자드의 ‘스타크래프트’가 크게 유행했으며 2004년 스타크래프트 대회 결승전을 보러 광안리 해수욕장에 10만 명의 인파가 몰린 일은 아직까지 얘기된다.

이때 e스포츠가 크게 인기를 끌며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이 게임단을 운영했지만 대부분 기업 홍보수단에 그쳤다.

인기가 사그라지며 2016년 스타크래프트 프로리그는 폐지되고 그 자리를 개인 인터넷방송이 대체했다.

한국에서는 아프리카TV, 해외에서는 유튜브와 트위치 등의 플랫폼을 통해 방송인들이 ‘보는 게임’ 문화를 형성했다.

게임 전문 실시간방송 플랫폼 트위치의 세계 월간 방송인 수는 2017년 200만 명에서 2019년 454만 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월간 시청시간도 6억 시간에서 9억5천만 시간으로 크게 늘었다.

이제는 게임시장이 커지자 한국 기업을 비롯해 세계적 기업들이 e스포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최근 세계 2위 케이블TV회사 컴캐스트와 e스포츠 합작법인을 세웠다.

두 회사는 세계적 e스포츠팀을 공동으로 운영하고 콘텐츠를 함께 제작하며 게임 실시간방송 플랫폼 등의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미국 게임회사 일렉트로닉아츠(EA)는 16일 e스포츠 방송을 위한 자체 스튜디오를 설립했다고 발표했다.

이 스튜디오에서는 일렉트로닉아츠의 유명 게임 ‘피파2019’와 ‘에이팩스 레전드’ 등을 활용한 e스포츠대회를 진행한다.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최고경경자는 11일 한국을 방문해 e스포츠에 관심이 크다고 털어놓았다.

대규모 기업들이 e스포츠사업에 진출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e스포츠시장이 급격히 커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세계 e스포츠산업은 2018년 8억6900만 달러 규모에서 2022년 29억6300만 달러 규모로 매년 35%씩 성장한다고 내다봤다. 

게다가 지금 e스포츠대회를 즐기는 10~30대는 몇 년 뒤 구매력이 커질 것이기도 하다.

방송사들이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e스포츠 시청자들의 체류시간이 긴 점 때문이다. 게임은 그 자체로 콘텐츠가 돼 영상 제작이 비교적 용이하기도 하다.

드라마나 영화 등과 달리 작가와 프로듀서를 기용하는 데 드는 비용은 적으면서도 시청자들의 체류시간은 길어  수익성이 높은 것이다.

통신사들에도 유리한 사업이다.

통신사들은 수익성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수익률이 높은 대규모 데이터 상품을 판매해야 한다. 실시간 게임방송이나 e스포츠를 시청하는 소비자는 무제한 요금제 등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는 경향이 강하다.

일렉트로닉아츠처럼 게임회사들이 e스포츠대회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게임을 홍보하는 수단이 되는 동시에 게임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해 충성도를 높이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일렉트로닉아츠 이외에도 라이엇게임즈, 에픽게임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 등 세계적 게임회사들이 대규모 상금을 걸고 대회를 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