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빈국으로 꼽히는 네팔이 대지진으로 신음하고 있다. 28일 오전 현재 사망자만 4천 명이 넘고 부상자는 6500명에 이른다.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은 절망에 빠진 네팔을 지원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기업들의 지원 의지는 그렇게 강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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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
28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규모 7.8 지진이 강타한 네팔지역에 지난 25일부터 ‘사람찾기’ 서비스를 바로 시작했다. 구글은 이 서비스 제공 외에도 구호 성금 100만 달러를 지원했다.
페이스북 역시 ‘안전확인’ 서비스를 시작했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재해가 발생하면 사람들은 소중한 사람들이 안전한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연락을 할 수 있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트위터의 창업자 잭 도시도 트위터 계정에 모금운동 동참을 호소하며 유니세프 계정을 연결했다.
국내에서 네팔 지원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아웃도어의류 회사인 블랙야크다.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은 블랙야크와 블랙야크강태선나눔재단을 통해 네팔에 5억 원 규모의 지원을 하기로 했다.
블랙야크는 임시주거시설을 만들기 위해 4억 원 상당의 텐트와 의류 등을 긴급지원하기로 했다. 또 이와 별도로 1억 원을 구호성금으로 내놓았다. 강 회장은 앞으로 동진레저, 나우 등 계열사 임직원들과 대리점 등에서도 모금활동 펼쳐 네팔을 지원하기로 했다.
블랙야크 관계자는 “블랙야크는 긴급 구호활동을 비롯해 앞으로 복구활동까지 지원을 할 것”이라며 “국내 많은 기업들과 단체들도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히말라얀 오리지널’이라는 블랙야크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해 이전부터 각종 산악활동을 지원해 왔다. 블랙야크는 카트만두에 블랙야크 매장도 두고 있다.
이밖에 대한항공은 생수 2만4천 병과 담요 2천 장, 즉석밥과 건빵과 같은 음식과 의류 45톤을 지원하기로 했다. 또 사내 소통채널인 ‘소통광장’에서 구호물품을 자발적으로 모아 함께 보내기로 했다.
하지만 국내 대기업들은 네팔이 생소한 지역인 데다 대부분 기업들이 진출하고 있지 않아 네팔에 어느 정도 구호대책을 내놓아야 하는지 지원방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롯데그룹과 CJ그룹 관계자는 “현재 내부적으로 상황파악을 하고 있다”면서 “지원방안에 대해서 논의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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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너진 건물 앞을 지나는 네팔 주민들 |
이런 모습은 과거 자연재해가 닥친 중국과 일본, 필리핀 등에 도움의 손길을 기꺼이 내밀었던 모습과 대조된다.
롯데홈쇼핑은 2011년 일본 대지진 발생 당시 100여 개 협력업체와 대지진 피해자 돕기 바자회를 크게 열어 구호품을 기부했다. 롯데시네마는 일본 대지진 재해 구호지원에 대해 알리는 스크린 광고와 영화관 내 홍보영상을 적극적으로 제작했다.
SK그룹은 2008년 중국 쓰촨성 지진 발생 당시 성금뿐 아니라 학교시설을 기증해 중국 20대 사회공헌 우수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CJ그룹은 당시 성금 3억 원을 기부하고 중국 현지직원 4천여 명과 자발적인 모금활동을 펼쳤다.
두산그룹은 필리핀 태풍 희생자들을 위해 3억 원의 성금과 굴삭기 등 건설장비를 지급했다.
네팔 대지진 피해는 아이티 지진 피해의 22배가 넘는다. 지진이 지표면 바로 아래서 발생했으며 인구집중 지역에 일어나 피해가 컸다. 앞으로 사망자만 1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네팔의 유일한 억만장자인 비놋 차드하리 차드하리그룹 회장은 대지진 직후 “도로가 심각하게 손상돼 치트완에서 수도인 카트만두까지 가기가 어렵다”며 “네팔은 이런 큰 재난에 대처할 만한 여력이 없다”고 각국의 기업들에 지원을 호소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