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8년 5월 노사상생발전을 위한 노노사협의체에 박상우(왼쪽 세 번째)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이 최현준(왼쪽 네 번째) 한국토지주택공사노조 위원장, 채성진(왼쪽 두 번째) LH노조 위원장, 정태조 LH통합노조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
한국토지주택공사(LH) 통합 10년 만에 노조도 하나가 됐다.
그동안 토지공사 노조와 주택공사 노조가 별도로 존재하다가 합쳐졌는데 각각 위원장을 뽑고 상급단체도 따로 두고 있어 완전한 통합까지는 갈 길이 많이 남은 것으로 여겨진다.
21일 경남 진주 토지주택공사 본사사옥에서 통합노조 출범식이 열렸다. 기존 3개의 노동조합이 통합해 8천여 명의 조합원을 둔 LH한국토지주택공사노동조합으로 출범했다.
출범식에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과 문성현 경제사회노동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여야 국회의원들도 영상 메시지를 보내 통합노조의 탄생을 축했다.
최현준 채성진 노조 공동위원장은 “노조 통합 과정에서 여러 갈등과 어려움이 있었지만 조합원의 통합을 향한 염원으로 뜻 깊은 순간을 맞이했다”며 “앞으로도 조합원 권익 향상과 토지주택공사 지속발전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통합노조는 출범을 기념해 자발적 성과금 반납으로 마련한 공공상생연대기금 중 9천만 원을 경남 지역 초등학교 발전기금으로 기부했다.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2009년 10월 한국토지주택공사로 통합했지만 노조는 지금까지 따로 존재했다. 토지공사 노조는 LH노조, 주택공사 노조는 토지주택공사노조로 이름을 바꿔 한 지붕 두 가족체제를 이어왔다.
두 노조 모두 1987년 출범해 30년 이상 이어온 터라 뿌리가 깊다. 2018년 기준 LH노조는 3543명, 토지주택공사노조는 4488명으로 어느 한 쪽이 쉽게 흡수할 수 있는 상황 역시 아니었다.
두 노조는 통합을 앞두고 찬반논쟁을 벌이며 맞고소를 하기도 하고 통합 이후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기싸움을 벌이는 등 갈등을 벌여왔다.
그러는 사이 토지주택공사 통합 이후에 입사한 공채직원 중심으로 2015년 LH통합노조까지 신설돼 노조 수는 더 늘어났다. LH통합노조도 조합원이 1661명이나 된다.
3개 노조는 회사의 발전과 직원 화합을 위해 노조 통합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2018년 3월부터 실무협상을 시작했다. LH노조와 토지주택공사노조가 먼저 협상을 진행했고 10월부터 LH통합노조도 통합 논의에 참여했다.
결국 2018년 11월 조합원 총회에서 노조 통합안이 94.18%의 찬성을 얻어 통합이 결정됐고 노조 해산과 청산 절차를 거쳐 신설노조가 출범하게 됐다.
다만 완전한 통합까지 이뤄지지는 않았다는 관측이 많다. 기존 노조에서 각각 위원장을 선출하는 공동위원장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통합노조는 상당 기간 공동위원장체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대 공동위원장의 임기는 2020년 11월까지다.
채성진 LH노조 위원장의 임기가 2019년 6월 끝나 최현준 토지주택공사노조 위원장보다 짧았는데 임기 연장 투표를 거쳐 임기를 2020년 11월까지로 늘렸다.
통합노조는 LH노조와 토지주택공사노조가 각각 위원장을 선출해 공동위원장을 뽑는 체제를 후임 위원장까지 이어가기로 했다. 위원장 임기가 3년이기 때문에 2023년 11월까지는 양쪽 노조에서 뽑은 위원장이 공동으로 노조를 이끄는 체제가 유지되는 셈이다.
통합노조가 한국노총 산하의 두 곳의 상급단체를 두고 있는 것 역시 통합이 완전하지 않다는 반증으로 여겨진다.
원래 토지주택공사노조는 공공노동조합연맹(공공연맹)을, LH노조는 공공산업노동조합연맹(공공노련)을 상급단체로 두고 있었다. 통합노조는 둘 중 한 곳의 상급단체 가입을 결정을 하지 못하고 기존 소속대로 조합원들이 상급단체를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냈다.[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