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무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총장이 해수전지 실용화를 추진해 대학의 재정 자립을 확대한다.

18일 울산과학기술원에 따르면 정무영 총장은 해수전지 기반 어로용 부이를 처음으로 개발해 보급하면서 해수전지 실용화 관련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모집하고 있다.
 
정무영, 울산과기원 원천기술 '해수전지' 실용화로 재정자립 추진

▲ 정무영 울산과학기술원 총장.


해수전지는 바닷물에 포함된 나트륨을 이용해 축전·방전하는 에너지저장장치를 말한다. 울산과학기술원이 세계 최초로 개발해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울산과학기술원은 해수전지가 기존 배터리와 달리 바닷물과 접촉해도 손상되지 않는다는 점을 활용해 해수전지 어로용 부이를 사업화하는 데 성공했다.

먼 해역에서도 자율적으로 동작하는 해수전지 어로용 부이는 LED 조명, 위치정보 시스템(GPS), 온도 센서 등이 적용돼 어업활동에 기여한다.

정 총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산업통상자원부 주관 ‘2019년 지역 에너지신산업 활성화 지원사업’에 따른 사업비 14억5천만 원을 확보했다.

정 총장은 어로용 부이 개발을 계기로 해수전지 적용영역을 더욱 넓혀갈 계획을 세웠다. 

위치정보 시스템이 부착된 구명조끼, 바다 위에서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무인선박 등이 다음 사업 물망에 오르고 있지만 가장 경제적 전망이 밝은 분야는 해수전지를 활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다.

현재 세계적으로 해상풍력과 해상태양광 등 해상 신재생에너지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바다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효과적으로 저장할 수 있는 수단인 해수전지 에너지저장장치의 수혜가 예상된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2017년부터 2040년까지 세계 발전부문 투자 규모를 10조2천억 달러로 예상하고 이 가운데 72% 이상이 신재생에너지에 투자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도 새만금에 신재생에너지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로 하면서 해상 풍력단지 조성을 계획했다.

정 총장은 세계 해수전지시장이 장차 47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동서발전, 울산시와 연합체(컨소시엄)를 구성해 실험용 에너지저장장치를 운영하면서 실용화 가능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정 총장은 해상전지 관련 사업을 울산과학기술원 재정 자립 프로젝트의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학이 국가예산에 의지하지 않고 자체 운영할 수 있도록 2040년까지 발전기금 12조 원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수전지, 치매 치료제, 그래핀, 첨단 스마트센서, 3D 바이오 프린터 등 ‘수출형 연구 브랜드’를 발굴해 브랜드마다 1조 원 규모의 수출을 달성함으로써 기금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2040년 울산과학기술원 운영비는 2400억 원으로 예상되는데 정 총장의 계획대로 발전기금 12조 원이 마련되면 연간 2%의 이자수익만으로도 대학 운영비를 자체 충당할 수 있게 된다.

정 총장은 “대학은 연구에 그치지 않고 돈을 벌어야 한다”며 “울산과학기술원이 연구하는 모든 것을 사업화해 수출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총장은 2015년 울산과학기술원 초대 총장으로 선임돼 9월27일 임기 만료일을 6개월가량 남겨두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