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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차 올 뉴 투싼 신차발표회에서 곽진 부사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뉴시스> |
현대자동차가 젊은층을 대상으로 수입차와 비교시승 행사를 대대적으로 벌인다.
비교시승 대상 수입차는 폴크스바겐의 티구안과 골프, BMW의 520d 등 수입차시장에서 몇 년째 가장 잘 나가는 최고 인기 모델들이다.
현대차는 내수시장에서 수입차의 점유율이 높아지자 품질로 정면승부를 걸어보려고 한다.
◆ 현대차, 티구안 골프와 정면으로 붙어보자
현대차는 28일부터 7월23일까지 30대 고객을 대상으로 현대차와 수입차를 2박3일 동안 번갈아 시승하는 행사를 전국 7개 비교시승센터에서 실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 행사는 30대 고객 336명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참가를 원하는 30대(만 30~39세) 고객은 친구나 가족 등과 함께 2인 1조를 구성해 현대차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시승 대상자로 선정되면 2명이 함께 현대차 시승센터를 방문해 현대차 1대와 비교대상 수입차 1대를 인수하면 된다.
현대차는 그동안 여러 차례 시승행사를 진행해 왔다.
현대차는 수입차 고객이 많은 서울 강남, 목동, 분당, 부산 등에서 비교시승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국내 자동차담당 기자들을 대상으로 엑센트, 벨로스터, i40, i30와 폴크스바겐의 골프, 폴로 등을 비교하는 행사를 잠시 진행했다.
하지만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2박3일이라는 긴 기간 수입차와 비교시승 행사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비교대상 수입차들도 눈길을 끈다.
현대차는 올 뉴 투싼의 상대로 폴크스바겐의 티구안, 제네시스의 상대로 BMW의 520d와 528i, 메르세데스-벤츠의 E300, i30의 상대로 폴크스바겐의 골프를 꼽았다.
현재까지 국내에 판매된 수입차 가운데 단일 모델 기준으로 2만 대 넘게 판매된 차량은 BMW 520d, BMW 528, 메르세데스-벤츠 E300과 폴크스바겐의 티구안뿐인데 이 네 차량을 모두 비교대상으로 지목한 것이다.
티구안은 수입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가운데 유일하게 2만 대 넘게 판매됐다. 2008년 국내에 처음 출시돼 지난해에도 8100여 대가 넘게 팔렸다.
티구안은 주행성능과 연비, 다양한 운전자 편의사양과 합리적 가격 등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달 올 뉴 투싼을 출시하며 직접 티구안을 경쟁상대로 지목하기도 했다.
제네시스의 비교대상이 된 BMW 520d도 2009년 이후 국내에서 3만 대 넘게 팔린 모델이다.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으로 수입차 가운데 가장 많이 판매됐고 지난해에도 티구안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현대차가 i30의 비교시승 대상으로 꼽은 골프는 지난해 현대차에게 굴욕을 안긴 모델이다. 국내 준중형 해치백시장에서 지난해 골프가 i30를 제치고 연간 판매량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특정 차급에서 수입차가 연간 판매량 1위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골프는 7238대, i30는 6644대가 팔렸다.
◆ 수입차 선호도 높고 구매력 갖춘 30대 붙잡기
현대차가 이처럼 대규모 비교시승 행사를 진행하는 이유는 내수판매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품질에 대한 자신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젊은층 사이에서 수입차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이 퍼져 있는 만큼 직접 수입차와 현대차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현대차의 품질을 알리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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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폴크스바겐 티구안 |
현대차가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것은 물론이고 성능도 과거보다 좋아져 수입차들과 비교했을 때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보여주겠다는 의도인 셈이다.
수입차 가운데서도 몇 년에 걸쳐 높은 인기를 누리며 소비자들 사이에서 검증받은 모델들을 비교대상 차량으로 선정한 점도 현대차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행사 참가자격을 30대로 한정한 점도 눈에 띈다.
30대에 첫 차를 구매하는 사람이 많고 실제 구매력도 갖추고 있는 만큼 시승이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30대는 국내에서 수입차 선호도가 가장 높은 연령층이기도 하다. 30대의 수입차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38.2%로 전체 연령대에서 가장 높다.
반면 30대의 현대차 선호도는 22%에 그쳐 독일차 3사의 절반 수준에 그친다.
수입차업체들이 최근 국내에서 3천만~4천만 원대 모델을 집중적으로 출시하며 젊은층의 첫차를 공략하고 있다는 점도 현대차에게 부담이다.
현대차 내부에서도 30대 고객층을 수입차에 빼앗기면 내수시장 점유율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위기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대들의 입소문도 놓칠 수 없다.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나 동호회, 블로그 등을 통해 차에 관한 정보를 활발하게 나누는 연령층이 주로 30대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