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주식을 어떻게 할까?
삼성SDS의 보호예수 기간 종료가 한 달 안으로 다가왔다. 보호예수는 투자자의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주주 지분을 상장 뒤 일정기간 매각하지 못하게 하는 제도다.
|
|
|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SDS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나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지분을 어떻게 활용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확보할지를 놓고 다양한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21일 삼성SDS의 보호예수 기간이 다음달 14일 종료됨에 따라 지배구조 개편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태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의 보호예수 종료 뒤 여러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이 올해 초 상속세 납부에 대한 시장반응을 확인해 빠르면 올해 안에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상속할 가능성이 높다” 말했다.
증권 전문가들은 이 부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지분을 물려받아 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해 삼성SDS 지분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전자 3.38%, 삼성생명 20.76%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른 상속세만 해도 5조 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이 부회장은 삼성SDS 지분을 직접 팔아 이에 대한 자금을 마련할 수도 있다. 이 경우 시장에 파는 것보다 모회사인 삼성전자에 팔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관측된다.
윤 연구원은 “자회사가 모회사 지분을 추가매입할 명분이 충분하다”며 “삼성SDS 지분 가운데 일부가 대주주인 삼성전자에 매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SDS 주가가 최근 하락하고 있어 이른 시일 안에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팔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그룹도 “삼성그룹 오너 일가가 단기간에 삼성SDS 지분을 팔 가능성이 없다”는 입장을 보인다.
이 부회장이 삼성SDS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아 상속세를 납부하는 방안도 제기된다.
금융기관들은 일반적으로 담보가액의 60~80% 정도를 대출해 준다. 이 경우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생명의 배당 등으로 대출금을 갚아나갈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면서까지 삼성SDS 지분을 매각하기보다 담보대출 등으로 현금을 융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당장 이건희 회장의 보유 지분을 상속받지 않고 삼성SDS와 그룹의 핵심인 삼성전자의 합병을 추진해 지배력을 강화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SDS를 흡수합병하면 이 부회장은 지분 맞교환을 통해 삼성전자 지분을 늘릴 수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0.57%로 미미한 수준이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배구조 변화 관련 최선의 시나리오는 삼성전자와 삼성SDS가 합병하는 경우”라며 “대주주는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고 기존 주주도 삼성전자의 주주가 되는 편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오대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