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올해 1분기에 올린 수주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절반으로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권오갑 사장이 추진하고 있는 비상경영이 가야 할 길이 멀고도 험난해 보인다.

  권오갑 경영정상화 먹구름, 현대중공업 1분기 수주 반토막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현대중공업은 1분기에서 영업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정됐다.

권 사장은 당장 현대중공업의 신용등급이 강등될 것을 걱정하게 됐다.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올해 1분기에 거둔 수주액은 모두 총 30억1700만달러 규모로 지난해 1분기 수주액 59억4900만달러의 절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 수주액은 총 6억3600만달러로 지난해 1분기 수주액 31억8700만달러의 5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다.

선박 종류별로 보면 유조선 11척, LPG선 2척 등 모두 13척을 수주했는데 컨테이너선 수주는 한 척도 없다.

현대중공업은 세계 경기부진으로 올해 1분기에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량이 크게 줄어든 영향을 받았다. 올해 1분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211척으로 작년 1분기 832척의 25% 수준에 그쳤다.

이런 글로벌 경기부진으로 한국 조선사들은 올해 1분기에 모두 60척, 231만 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을 수주하는 데 그쳤다. 국내 조선사들은 지난해 1분기에 80척, 455만 CGT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1분기에도 여전히 적자를 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저가수주의 영향에서 아직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 전문가들은 현대중공업이 하반기에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사업부별로 보면 플랜트 사업부는 1분기에도 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희망퇴직에 따른 구조조정 비용 2천억 원도 부담이 됐다.

해양부문과 현대오일뱅크가 담당하는 정유부문은 각각 1천억 원과 1300억 원의 흑자를 낼 것으로 분석됐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중공업이 실적부진에서 탈출하지 못하면서 신용등급이 'AA-'까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신용평가사들은 지난해 현대중공업이 매출 23조4635억 원, 영업손실 1조9232억 원, 당기순손실 1조7547억 원의 부진에 빠지자 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췄다.

한국기업평가는 현대중공업이 업황부진 장기화로 수주잔고의 질적 하락이 나타나거나 영업실적 회복이 지연되고 있어 신용등급 하향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