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투자금융업계와 게임업계에 따르면 아마존과 컴캐스트가 넥슨 인수전 참여와 관련해 명확하게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지만 인수를 고려할만한 이유는 충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 회사 모두 게임산업에 큰 관심을 보여온 데다 넥슨 인수로 시너지를 낼 만한 사업분야도 각각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지만 이미 2014년 게임 전문 실시간 방송 플랫폼 트위치를 9억7천만 달러(1조 원 정도)에 사들여 게임 관련 사업에도 발을 들였다.
트위치가 게임 전문 플랫폼인 만큼 넥슨을 인수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트위치는 매출원을 확대할 수 있고 넥슨은 게임을 홍보하고 판매할 강력한 유통채널을 얻게 되기 때문이다.
트위치는 시청 화면 안이나 아래에 게임 내려받기 경로를 걸 수 있어 시청자가 방송을 보다가 게임에 흥미가 생기면 손쉽게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트위치는 이 과정에서 수수료 수익을 올릴 수 있다.
넥슨은 게임을 홍보하거나 판매하는 경로로 트위치를 활용할 수 있다. 게임회사들은 방송을 활용해 게임을 홍보하곤 하는데 그 효과가 좋아 디지털 마케팅에 비용을 많이 쏟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기술을 이용해 게임을 기존과 다르게 유통하는 서비스도 준비하고 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월 아마존이 자체 클라우드 컴퓨팅망을 기반으로 비디오 게임을 넷플릭스의 영상 서비스 방식으로 제공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아마존은 게임 배급사들과 새로운 서비스에 탑재할 게임을 두고 협의하고 있다.
아마존은 이 서비스와 관련해 언급은 피했지만 최근 “아직 공개하지 않은 AAA게임 사업기반을 구축할 수 있는 드문 기회”라며 구직 공고를 올리기도 했다.
아마존이 넥슨을 인수하게 되면 서구권에서도 유명한 ‘메이플스토리’ 등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게임을 새 서비스를 통해 제공해 ‘아마존 프라임’과 같은 상품을 이용하도록 유인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컴캐스트의 넥슨 인수전 참여 가능성도 최근의 행보를 보면 설득력이 충분해 보인다.
미국에서 게임영상사업은 TV나 영화사업보다 성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컴캐스트는 5G 시대에 이용자를 모을 수단으로 게임과 e스포츠를 염두에 두는 것으로 파악된다.
컴캐스트는 2017년부터 e스포츠에 투자해 왔는데 세계 유명한 게임경기마다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팀을 참가시키는 등 후원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24일 컴캐스트는 계열사 ‘컴캐스트 스펙타코어’를 통해 SK텔레콤과 합작법인 ‘T1엔터테인먼트&스포츠’를 설립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합작법인과 관련해 “앞으로 게임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게임 실시간 방송 플랫폼을 만들어 e스포츠 콘텐츠 제작, 유통 등 미디어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업자인 컴캐스트와 미디어사업을 확장하는 SK텔레콤이 e스포츠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는 e스포츠 시청자들의 플랫폼 체류시간이 길기 때문이다.
세계 e스포츠시장은 미국, 아시아, 유럽을 중심으로 매해 30~40% 성장하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세계 e스포츠산업은 지난해 8억6900만 달러(약 1조 원) 규모에서 2022년 29억6300만 달러(약 3조3천억 원) 규모로 앞으로 해마다 3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매일경제는 투자금융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아마존과 컴캐스트 등이 넥슨 인수를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등 외신은 이 매체를 인용해 아마존과 컴캐스트가 인수전에 뛰어든 사실을 알렸다.
21일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애초 인수 의지를 강하게 나타낸 넷마블 컨소시엄(넷마블, 텐센트, MBK파트너스)과 상대적으로 소극적 행보를 보인 카카오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세계적 사모펀드 KKR과 TPG 등도 입찰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졌다.
넥슨 창업자 김정주 NXC 대표이사는 1월3일 회사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