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자동차 전장부품용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사업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실적 기여를 앞당기기 위해 시설투자를 늘릴 것으로 전망됐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26일 "삼성전기는 현재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생산라인 확충을 가장 중요한 과제로 안고 있다"며 "무라타와 비교해 절대적 열세에 있기 때문"이라고 바라봤다.
일본 무라타는 적층세라믹콘덴서 세계 1위 기업으로 수익성이 높은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분야에서 압도적 시장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삼성전기도 최근 무라타를 뒤따라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의 생산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중국 톈진공장에 시설투자를 결정했다.
삼성전기의 주력상품인 IT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가 세계 경기 둔화와 스마트폰, PC 등 IT기기시장의 전반적 침체로 최근 수익성 악화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무라타는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를 용량과 크기별로 세분화해 수십 종을 내놓고 있지만 삼성전기는 아직 IT기기용 제품의 연장선상에서 제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기가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시장에서 실제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소재와 공정 기술을 강화해 제품을 다양화하고 생산도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삼성전기의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상반기 2%에 그쳤지만 지난해 하반기 6%, 올해는 10% 안팎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의 매출목표를 갈수록 높이고 있는 만큼 중국 톈진공장에 들이는 시설투자도 예정보다 더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삼성전기는 지난해 톈진공장에 5730억 원의 시설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기가 실제 생산설비 반입을 시작하면 투자 규모는 더 확대될 것"이라며 "실적 기여를 앞당기기 위해 공사와 승인 일정도 단축할 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의 수요는 첨단 운전자 시스템(ADAS)의 보급 확대와 전기차시장 성장, 자동차용 인포테인먼트의 고사양화에 맞춰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김 연구원은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는 현재 소수 업체만 생산할 수 있어 공급 부족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며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더 많은 수요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