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정 기자 hyunjung@businesspost.co.kr2019-02-25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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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이 될 성부른 떡잎같은 게임구단 ‘T1’을 키워 e스포츠사업과 미디어사업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세계 2위 케이블TV업체 컴캐스트가 함께 하는 만큼 추진동력도 강하다.
▲ SK텔레콤은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 개막 전날인 24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컴캐스트 그룹의 ‘컴캐스트 스펙타코어(Comcast Spectacor)’와 함께 조인트벤처(JV)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 설립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고 25일 밝혔다. < SK텔레콤 >
25일 SK텔레콤 관계자는 “컴캐스트와 SK텔레콤이 조인트벤처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를 공동 운영하면서 T1을 전문적으로 키워낼 것”이라며 “여기에 더해 추후 관련 콘텐츠를 개발하고 게임스트리밍 플랫폼을 만들어 e스포츠 콘텐츠 제작, 유통 등 미디어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스포츠란 컴퓨터 및 네트워크, 기타 영상 장비 등을 이용해 승부를 겨루는 스포츠를 말한다.
SK텔레콤은 2004년 프로게임구단 T1을 창단한 뒤 지금까지 T1을 지원해왔는데 아예 e스포츠 전문기업을 세우고 거기에 컴캐스트를 2대주주로 끌어들여 T1을 게임 관련 종합기획사로 키우기로 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M엔터테인먼트나 JYP가 연예인의 활동을 관리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것처럼 새로 만들 ‘T1 엔터테인먼트&스포츠’가 플레이어들의 활동을 전문적으로 지원하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컴캐스트의 참여로 SK텔레콤의 전략은 더욱 힘을 받게 됐다.
컴캐스트는 지난해 10월부터 한국 프로게임단과 관계자, 선수, 코치 등과 만나 한국 e스포츠 진출을 타진해왔다.
e스포츠 모든 종목을 통틀어서 한국이 미국과 중국에 이어 누적 상금을 가장 휩쓸어간 나라로 꼽힐 정도로 한국 출신 선수들의 활약은 대단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컴캐스트는 T1의 글로벌 명성을 높이 평가해 SK텔레콤과 계약을 추진하게 됐다.
e스포츠어닝스닷컴에 따르면 세계 ‘리그 오브 레전드’ 대회에 참가한 6125명의 선수 가운데 누적 상금 순위 10위 안에 든 선수 중 8명이 한국 선수였고 이 가운데 6명이 T1 출신이었다. 1위는 T1 소속 페이커(이상혁) 선수로 나타났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연 매출 110조 원의 컴캐스트가 SK텔레콤을 보고 들어온 것이 아니라 e스포츠산업에서 T1의 입지를 보고 SK텔레콤과 손을 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T1은 국내 막강한 자본력을 지닌 SK텔레콤에 이어 글로벌 공룡기업 컴캐스트까지 등에 업고 빠르게 세를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킹존과 젠지(Gen.G) 같은 팀 역시 외국 자본을 바탕으로 활동영역을 넓히고 있기도 하다.
현재 T1 아래에는 다양한 종목을 맡고 있는 여러 팀이 있는데 팀 수와 소속 선수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현재도 T1은 글로벌 무대에 서고 있지만 컴캐스트의 지원으로 더욱 기회가 늘어날 공산이 크다.
컴캐스트는 2017년 e스포츠에 투자를 시작했는데 세계 유명한 게임경기마다 필라델피아 플라이어스팀을 참가시키는 등 든든한 후원자로서 구실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컴캐스트와 T1을 통해 e스포츠사업에서 다양한 수익원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페이커(이상혁)와 같은 게임계의 최고 인기 선수를 보유한 만큼 유명 선수들을 활용한 광고는 물론 캐릭터와 다양한 상품 판매도 가능하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아직 사업이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광고나 전문적 마케팅 활동에서 벌어들이는 수익 등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영화제작사의 굿즈 판매 수익이 쏠쏠하듯 e스포츠 산업에서도 활약상이 대단한 플레이어들의 유니폼이나 플레이어들을 캐릭터화해 만든 소품들이 큰 인기를 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이번 투자를 미디어사업의 확장 기회로도 삼은 것으로 보인다. e스포츠를 미디어사업의 중요 콘텐츠로 자리매김한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e스포츠 관련 콘텐츠는 이미 글로벌시장에서 새로운 장르로 각광받고 있다”며 “선수의 게임영상을 비롯해 선수의 인터뷰영상 등을 찾는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T1은 이미 2017년 미국 게임 스트리밍 플랫폼업체 트위치(Twitch)와 중국 스트리밍 플랫폼업체 등과 계약을 맺고 소속 선수들의 개인 연습 생방송을 세계 팬들에게 제공한 바 있다. 당시 첫 방송에 약 400만 명의 시청자가 몰렸으며 팀의 핵심인 ‘페이커’(이상혁) 선수 생방송은 동시 시청자가 최대 100만 명에 이르기도 했다.
SK텔레콤이 거대 미디어 그룹 컴캐스트와 힘을 합쳐 T1과 관련한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게임을 방송하는 플랫폼을 만든다면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은 1월 CES 2019에서 새 스마트폰 이야기를 하다가 “SK텔레콤의 프로게임단 ‘T1’이 새 스마트폰 폴더블폰에서 킬러 콘텐츠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