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자동차 디자인 역량을 과시하기 위해 제네시스 쿠페와 아반떼 쿠페를 출시했지만 판매가 부진하다.
쿠페는 뒤로 갈수록 차체가 낮아지는 2도어 차량으로 자동차회사의 디자인 역량을 평가받는 모델이다.
|
|
|
▲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 |
1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제네시스 쿠페를 판매하는 데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아반떼 쿠페도 출시 2년 만에 단종했다.
현대차는 올해 들어 3개월 동안 제네시스 쿠페를 모두 60대 판매하는 데 그쳤다.
현대차는 2009년 제네시스 쿠페를 7천 대 넘게 팔았다. 제네시스 쿠페는 출시 당시 현대차를 한 단계 도약시킨 제네시스의 명성을 등에 업고 기대 이상의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제네시스 쿠페 판매량은 2010년 2800여 대, 2011년 1600여 대, 2012년 1300여 대로 줄었고 2013년부터 네자릿수 판매량도 무너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차가 이르면 내년 안에 신형 제네시스 쿠페를 출시할 것으로 점치고 있다.
제네시스 쿠페가 초반에 비해 판매량이 급감한 이유로 모델 노후화가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쿠페는 2008년 처음 출시된 뒤 한 차례의 부분변경 모델만 출시됐다.
현대차는 아반떼 쿠페도 최근 단종했다.
현대차는 2013년 4월 아반떼 쿠페를 출시했다. 대표 주력모델인 아반떼의 기존 수요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틈새시장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 파생모델을 내놓은 것이다.
현대차는 새 모델을 내놓는 것보다 비용부담도 적고 이미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이점을 고려했다.
현대차는 당시 아반떼 쿠페를 연간 4천~5천 대씩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는 젊은 고객층을 겨냥해 가격대도 1645만 원부터 1995만 원으로 비교적 낮게 책정했다.
그러나 현대차는 2년 동안 아반떼 쿠페를 500대도 판매하지 못했다. 아반떼 쿠페는 출시된 2013년 4월 35대, 5월 95대, 6월 48대가 팔리는 데 그치며 초반부터 부진한 성적을 이어갔다.
아반떼가 이 기간에 쿠페모델을 포함해 매월 7천~8천 대 팔린 것을 감안하면 전체 아반떼 수요의 1%도 끌어오지 못한 것이다.
|
|
|
▲ 현대차 아반떼 쿠페 |
현대차는 아반떼 쿠페를 엘란트라 쿠페라는 이름으로 미국시장에 내놓았지만 미국에서도 판매가 부진했다.
아반떼 쿠페는 최고출력이 175마력에 불과해 성능에서도 밀렸고 디자인도 기존 4도어 세단과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다는 평가를 들었다.
쿠페는 흔히 자동차회사의 디자인 역량을 보여주는 모델로 꼽힌다. 뒷좌석에 대한 부담이 없어 디자이너가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회사들이 쿠페모델 시장이 좁은데도 역량을 쏟아 붓는 것은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 쿠페시장은 제대로 형성돼 있지 않다. 2도어의 한계 때문에 판매량이 많지 않다. 가족 중심으로 차를 구매하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2도어는 실용성이 떨어진다.
국내 소비자들이 수입차 쿠페를 선호하는 점도 현대차 쿠페모델의 판매부진 이유로 꼽힌다.
쿠페모델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은 디자인을 중시하고 고성능차를 원하다 보니 수입차 쿠페를 선택한다. 수입차회사들도 다양한 쿠페를 내놓으며 국내 소비자를 끌어들이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