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2018년 10월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를 기소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어느 정도 사그라드는 듯 했던 조 회장 일가의 ‘갑횡포’ 논란이 재점화할 조짐을 보인다.
조 회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 3월 주주총회를 앞둔 상황에서 여론이 악화하면 KCGI, 국민연금과 표대결에서도 불리한 상황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두 회사 모두 소액주주들이 전체 지분의 절반 정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조 회장에게 올해는 뜻깊은 해다. 대한항공이 창립 50주년을 맞았기 때문이다.
대한항공도 4일부터 18일까지 5일 동안 3종류의 창립 50주년 기념 이벤트를 쏟아내는 등 분위기 띄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태극 마크에 대한항공 비행기를 합성한 50주년 기념 엠블렘을 만들고 이를 래핑(항공기 외부장식)한 창립 50주년 기념 항공기를 전 세계에 띄우고 있기도 하다.
지난해 ‘물컵 갑횡포’사건 이후 추락한 대한항공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한 포석도 깔려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 전 이사장의 녹음파일 공개로 3월 주주총회 위기가 커진 것은 물론 창립 50주년 축하 분위기에도 찬물이 끼얹어졌다.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와 국민연금은 3월 열릴 한진칼과 대한항공, 한진 주주총회에서 조 회장 일가의 한진그룹 지배력을 약화할 수 있는 표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KCGI는 한진그룹에서 KCGI의 요구를 일부 수용해 내놓은 경영쇄신안을 ‘믿음이 가지 않는 미봉책’이라고 조목조목 반박했고 대신지배구조연구소 역시 한진그룹의 경영쇄신안이 주주 눈높이에 미달한다고 비판했다.
법원은 조 회장의 횡령·배임 혐의를 두고 재판을 진행하고 있고 검찰은 조 회장의 조세포탈 혐의를 두고 추가 기소를 검토하고 있다.
조 회장에게 당면한 위기는 그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3월 주주총회 표대결이다. 하지만 조 회장이 이번에 내놓은 한진그룹의 경영쇄신안 정도로 위기를 돌파하기 쉽지 않은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진그룹의 미래를 위해 진정성 있는 결단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 회장이 3월 주주총회 이후 한진그룹의 미래를 바라봐야 할 때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