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철강 관세 대신 수출 쿼터(할당)를 선택한 한국이 그냥 관세를 부과받은 일본, 중국 등 주요 경쟁국들보다 미국 수출에 더 크게 타격을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19일 코트라(KOTRA) 워싱턴무역관이 미국 상무부 통계를 분석한 결과 2018년 1~11월 미국은 모두 2886만 톤, 275억 달러(30조9천억 원가량)치의 철강을 수입했다.
수입금액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 늘었지만 물량은 10.5% 줄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 대만으로부터의 수입이 두드러지게 감소했다.
한국은 이 가운데 미국 수출량이 가장 많아 2017년 1~11월 323만 톤을 미국에 판매했지만 2018년 1~11월 수출량은 243만 톤으로 24.8% 감소했다. 금액기준으로도 13% 이상 낮아졌다.
같은 기간 일본은 수출 물량이 20.8% 줄었지만 금액은 0.7% 감소하는 데 그쳤다. 중국은 수출물량 13.6%, 금액 7.3%가 줄어 감소 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무역관은 중국과 일본의 수출이 한국보다 상대적으로 타격을 덜 입은 이유로 관세 제외 승인율이 높았다는 점을 꼽았다.
미국은 지난해 수입산 철강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품목 제외'도 도입했다. 미국에서 충분한 양과 품질을 생산하지 못하거나 국가안보적 고려가 필요한 때에는 그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 제도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2018년 말까지 5만1712건의 품목 제외가 신청됐으며 이 가운데 30.5%가 승인됐고 11.3%는 기각, 나머지 58.2%는 심사 중이다.
지역별로 보면 중국의 관세 제외 승인률은 40%, 일본은 38%를 보인 반면 한국은 8.3%에 불과했다.
한국산 철강에 관한 제외 신청은 모두 2733건이었으며 이 가운데 228건이 승인, 279건 기각, 2226건은 심사 과정에 있다.
한국산 철강의 승인율이 낮은 이유는 당초 미국이 쿼터를 받은 국가에는 품목 제외를 허용하지 않았다가 지난해 8월부터 허용해 기업들의 신청이 늦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한국은 지난해 3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과 철강 관세협상을 타결하면서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평균 물량의 70%로 제한하는 쿼터에 합의했다.
쿼터를 수용한 국가는 한국, 브라질, 아르헨티나 3개국이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