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빅데이터와 인공지능 등 핀테크의 고도 기술력 확보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5일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이 상장지수펀드(ETF)부문에서 선두경쟁을 하며 기술력을 내재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삼성자산운용, 상장지수펀드 위한 핀테크 경쟁

▲ 전영묵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이사 사장.


상장지수펀드는 인덱스펀드를 거래소에 상장해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도록 만든 상품이다.

최근 전체 자산의 50% 이상을 상장지수펀드에 투자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가 등장하면서 상장지수펀드 인기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최근 빅데이터기업 '딥서치'와 독점으로 업무제휴를 맺고 자체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를 운영하는 등 자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초 아예 로보어드바이저 회사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의 지분 일부를 80억 원 규모로 사들였으며 조인트벤처를 설립하기도 했다.

상장지수펀드는 세계 여러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방식으로 구성돼 있고 EMP는 세계 2천여 곳에 이르는 상장지수펀드에 분산투자하는 상품이다.

수많은 종목과 상장지수펀드를 배분해야 하는 만큼 인공지능 기반의 로보어드바이저 및 빅데이터 등 고도의 기술력과 결합할 때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

두 회사는 국내 상장지수펀드시장에서 1, 2위를 다투고 있는 만큼 상장지수펀드 상품을 구성할 때 활용하는 기술을 자체적으로 보유해 선두자리를 더욱 굳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상장지수펀드 종목 수 순위에서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20개, 삼성자산운용이 99개로 각각 1, 2위에 올랐다. 신규상장 상장지수펀드의 자금 유입 규모도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조2866억 원으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삼성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자체적으로 로보어드바이저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해 초 금융위원회의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 심사를 최종적으로 통과했다. 현재 상장지수펀드(ETF) 솔루션 본부를 별도로 두고 핀테크 기술과 상장지수펀드 상품의 연계를 담당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6년부터 고려대학교 복잡데이터연구실과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와 함께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금융센터를 설립하고 인공신경망을 통한 딥러닝을 투자에 적용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자산운용업계의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은 빅데이터나 인공지능 등 상품구성의 기반이 되는 기술의 자체 개발에 나서 배타적 권리를 확보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