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지 10년이 됐지만 자본시장은 여전히 한정적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은 12일 “2009년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이후 국내 증권업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며 “하지만 기업의 자금 조달에서 자본시장이 담당하는 역할이 의미있게 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조성훈 자본시장연구원은 12일 “2009년 자본시장법이 시행된 이후 국내 증권업계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며 “하지만 기업의 자금조달에서 자본시장이 담당하는 역할이 의미있게 커졌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자본시장연구원> |
기업의 자금 조달 경로는 크게 은행대출(간접금융)과 자본시장(직접금융)으로 나뉜다. 2008년까지 기업의 자금조달에서 은행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0%였다가 2018년 70% 정도로 줄어드는 데 그쳤다.
조 연구원은 “기업의 자금조달에서 자본시장이 담당하는 역할이 자본시장법 시행 이후 커지기는 했지만 여전히 은행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업 자금조달에서 자본시장의 비중이 뚜렷하게 성장하지 못하면서 투자금융 부문의 수익 규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연구원은 “기업의 외부자금 수요가 전반적으로 감소하면서 증권회사의 투자금융부문의 실적이 크게 성장하지 못하게 됐다”며 “글로벌 투자은행 사례들과 비교했을 때 당초 기대했던 수준에 못 미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증권회사 대형화, 수익구조 다변화, 위탁매매 비중 축소 등의 긍정적 변화도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조 연구원은 “자본시장법은 증권사의 자기자본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며 “위탁매매부문은 기존 60%에서 40%로 비중이 줄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