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2019-02-11 16: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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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온시스템이 공조제품에 특화했던 열에너지 관리 솔루션사업의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고 있다.
눈앞에 둔 마그나그룹 유압제어사업부 인수를 끝내면 내연기관 중심이었던 사업 포트폴리오에 전기차 등 친환경차 부품을 단번에 추가할 수 있다.
▲ 손정원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
한온시스템은 이를 위해 기존 1인 대표집행임원체제를 손정원, 너달 쿠추카야, 성민석 등 3인 각자 대표집행임원체제로 전환하며 조직 효율화의 기틀을 다져 놓았다.
11일 한온시스템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은 2018년 9월에 발표한 1조4천억 원 규모의 캐나다 마그나그룹의 유압제어사업부(FP&C) 인수 작업을 상반기 안에 마무리한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글로벌기업과 거래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인수대금 납입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며 “상반기 안에 인수를 마무리한다는 것이 공식 입장”이라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이 이미 인수에 필요한 자금의 조달을 대부분 끝낸 만큼 대금 납입시기만 조율하면 인수가 무난하게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온시스템은 2018년 11월에 사채 6천억 원을 발행했는데 이 가운데 차환자금 1600억 원을 제외한 4400억 원을 모두 인수자금으로 쓰기로 했다. 2018년 12월에 열린 이사회에서는 인수대금 마련을 위해 금융기관에게서 약 3500억 원을 차입하기로 했으며 나머지 금액은 한온시스템이 자체 보유한 현금으로 충당한다.
한온시스템은 유압제어사업부 인수가 회사의 제2 도약을 위한 첫 걸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마그나그룹의 유압제어사업부는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의 핵심 부품을 생산하고 있다”며 “친환경차 부품에 주력하려는 한온시스템의 전략과 일치해 자동차 열에너지 관리 솔루션기업으로 거듭나려는 회사의 사업포트폴리오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온시스템은 주력사업인 공조 시스템(차량의 난방과 환기, 냉방을 아우르는 시스템) 이외에 전동 컴프레서(압축기)사업의 덩치도 키우고 있다. 전동 컴프레서와 유압제어 제품은 서로 연관성이 높을뿐 아니라 생산방식도 유사해 차량 열관리부문의 경쟁력 강화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온시스템은 일본 자동차 부품기업인 덴소에 이어 공조 시스템 분야에서 오랜 기간 세계 2위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독보적 입지를 다졌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시장의 중심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급격하게 쏠리면서 친환경차와 관련한 열관리 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하자 이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한온시스템은 올해 1월1일자로 경영구조를 대폭 쇄신했다.
기존에 단독으로 경영을 이끌었던 이인영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나고 그 자리를 손정원, 너달 쿠추카야, 성민석 등 3인 대표집행임원이 메웠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글로벌사업 확대에 따라 전문성을 극대화해 기업 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각자 대표임원체제로 변경한 것”이라며 “각 영업부문을 효율적으로 관장하며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 회사 동력을 높일 수 있는 조치”라고 말했다.
손 대표와 너달 대표, 성 대표 등 3명의 대표집행임원들은 모두 오랜 기간 자동차업계에 몸담아온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이들은 자동차업계에서 쌓아온 노하우를 현재 각각 한온시스템의 경영전략과 고객기업 확보, 제품관리 등에서 발휘하고 있다.
손정원 대표는 한온시스템의 전신인 한라공조 시절부터 일하기 시작해 34년 만에 최고 자리에 오른 공학도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손 대표는 중앙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한라공조 생산기술팀에 입사했다. 이후 생산한라공조 생산기술담당, HCSA(한라공조 앨라바마법인) 법인장, 구매본부 본부장 글로벌 운영본부 본부장,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다양한 보직을 두루 거쳤다.
손 대표는 각자 대표집행임원 체제에서 최고경영자(CEO)를 맡게 됐는데 기술과 경영지원부문 등을 폭넓게 경험한 만큼 앞으로 한온시스템의 주요 전략을 책임질 것으로 보인다.
손 대표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미래차는 기계에서 전자기기로 바뀌게 되고 교체 주기도 빨라진다”며 “완성차 중심의 자동차산업은 한온시스템 같은 부품기업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긴밀한 협업 체계로 생태계 구조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성민석(왼쪽), 너달 쿠추카야 한온시스템 대표집행임원.
손 대표는 한온시스템의 마그나그룹 유압제어사업부 인수를 발판으로 삼아 미래차와 친환경차 관련 기술의 내재화에 데 속도를 내는 데 꾸준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성민석 대표 역시 손 대표와 마찬가지인 공학도 출신의 전문경영인으로서 한온시스템의 제품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중책을 맡고 있다.
성 대표는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공조디자인 및 개발 엔지니어로 포드에 입사해 6년가량 일했다.
이후 비스테온에서 제조부문 프로젝트 매니저, 플래닝 매니저 등을 역임했으며 한온시스템에서 컴프레서그룹 책임자와 프로덕트그룹 총괄 책임자 등을 지냈다.
성 대표는 3인 각자 대표집행임원 체제에서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글로벌 플랜트와 공급망 관리 등을 맡고 있다.
성 대표는 한온시스템의 인사부문까지 총괄하고 있는데 포드 근무 시절부터 자동차 부품의 여러 분야에 몸담았던 만큼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한온시스템은 기대하고 있다.
한온시스템의 외형을 키우기 위한 고객기업 확보의 임무는 너달 쿠추카야 대표가 맡는다.
한온시스템은 현재 전체 매출 가운데 40~50%가량을 현대차그룹에게서 내고 있는데 중장기적으로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줄이고 해외기업으로 고객을 다변화하는 것이 회사의 목표인 만큼 너달 대표의 임무 또한 막중하다.
너달 대표도 성 대표와 마찬가지로 포드에서부터 자동차업계의 이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후 한라비스테온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16년부터 한온시스템의 최고고객책임자(CCO)를 역임했다.
너달 대표 역시 다른 두 명의 대표와 마찬가지로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인이다.
한온시스템 관계자는 “이인영 전 단독대표체제에서 3인의 각자대표체제로 변경된 만큼 각 부문이 독립성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