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결정에 대해 증권가에서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합병 시너지를 통해 외적 성장뿐 아니라 실적도 개선할 수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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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
반면 포스코는 두 회사 합병으로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안타증권은 9일 합병 뒤 올해 현대제철 매출이 18조8천억 원, 영업이익은 2조1천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1분기에 종속회사로 편입된 현대종합특수강과 2분기 중 인수가 예상되는 SPP율촌에너지 등을 고려하지 않은 수치다. 이 두 회사를 포함하면 매출이 최대 2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이 이번 합병으로 규모가 확대되고 기존 사업부문들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하이스코의 신성장동력이었던 경량화 사업부문에 대한 안정적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NH투자증권은 현대제철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합병 전보다 각각 15.0%, 16.7% 오른 18조9531억 원, 1조8793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당기순이익도 17.4% 증가한 1조1728억 원으로 예상했다.
한국투자증권도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와 합병을 통해 해외 판매망과 철근, 형강, 열연, 후판, 냉연, 특수강, 강관, 단조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강종을 생산하는 종합철강회사가 됐다”며 “여기에 완성차, 건설, 조선 등 주요 수요산업에 고정거래층을 보유한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없는 철강사가 탄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현대제철의 세계 철강업계 순위가 2013년 20위에서 2016년 13위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작업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에서 현대제철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현대제철의 품질총괄을 담당하고 있는 정 부회장의 입지도 강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2012년 3월 현대제철 사내이사로 처음 선임된 데 이어 올해 주주총회에서 현대제철 사내이사에 재선임됐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으로 가장 긴장하는 곳은 포스코다.
포스코는 지난해 별도 기준으로 29조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합병 뒤 현대제철의 매출은 20조 원에 이르러 포스코와 매출 격차가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이미 현대제철에 현대기아차 자동차강판 물량을 뺏긴 데 이어 앞으로 해외시장에서도 우위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포스코는 국내물량 확보가 어려워지자 해외로 눈을 돌려 자동차강판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의 해외 스틸서비스센터를 활용해 해외수출 물량을 늘리면 포스코도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는 8일 이사회를 열어 현대제철이 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제철과 현대하이스코의 합병가액은 각각 7만3299원, 6만2873원이며, 합병 비율은 1:0.86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