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훈 해태제과 대표가 허니버터칩 공장 생산라인을 늘리기로 결정했다.
돌다리도 두르려 볼 정도로 신중한 검토 끝에 내린 결정이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이 이미 미투제품을 내놓고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뒤늦은 결정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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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 |
해태제과는 9일 강원 원주시 문막공장 안에 있는 허니버터칩 생산라인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신 대표는 신규 생산라인 증설에 350억 원 가량을 투자한다. 해태제과는 이르면 내년 2~3월에 증설을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증설이 완료되면 허니버터칩 공급량은 두배로 늘어난다. 현재 허니버터칩 생산량은 월 75억 원어치 정도인데 150억 원어치 규모로 늘어난다.
그동안 신 대표는 허니버터칩의 품절에도 불구하고 허니버터칩 생산라인 증설에 신중하게 접근해 왔다.
섣불리 증설에 나섰다가 제2이 꼬꼬면이 될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한국야쿠르트는 2011년 꼬꼬면의 인기가 치솟자 500억 원을 투자해 시설을 증설했으나 곧 인기가 꺾여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감자칩시장을 면밀히 조사한 결과 단맛 감자열풍으로 감자칩 유행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신 대표는 고심 끝에 생산라인 증설을 결정하고 파트너사인 일본 가루비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허니버터칩 제조는 해태제과와 가루비의 합작법인인 ‘해태가루비’가 각각 맡고 있다. 일본 가루비는 허니버터칩 생산량을 늘리는 데 신중한 입장을 보여 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를 통해 감자칩의 원료인 감자의 원가가 저렴해진 점도 생산량 확대를 결정하는 데 한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미FTA가 발효되면 해태제과는 감자원가를 전보다 20% 이상 절감할 수 있다.
신 대표가 허니버터칩 공장 증설을 결정했지만 내년에도 허니버터칩 돌풍이 이어질 수 있을지를 놓고 전망이 갈린다.
경쟁업체들이 내놓은 수많은 미투제품이 감자칩시장에서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허니버터칩이 원조라는 이유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계속 받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경쟁업체 농심은 후발주자로 ‘수미칩 허니머스타드’를 내놓아 지난 1월에만 국내 스낵시장에서 50억 원의 매출을 올려 스낵매출 1위를 차지했다. 오리온도 ‘포카칩 스윗치즈’를 내놓고 허니버터칩의 대체제 역할을 하고 있다.
해태제과는 단맛의 감자칩이 완전히 자리잡았다고 보고 있지만 과자시장의 속성으로 볼 때 단맛의 갑자팁이 스테디셀러로 군림하게 될지도 불확실하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