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사장(왼쪽)과 이형근 기아차 부회장이 신형 K5를 선보이고 있다.<뉴시스> |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이 야심차게 신형 K5를 내놨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일부 소비자들은 신형 K5가 5년 만에 내놓은 완전변경 모델치고 디자인 변화가 크지 않다고 말한다.
하지만 기아차가 지금처럼 K5의 정체성을 지키면서 조금씩 디자인과 성능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8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기아차가 최근 서울모터쇼에서 공개한 K5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기아차는 지난 2일 서울모터쇼 하루 전에 열린 프레스데이 행사에서 신형 K5를 언론에 처음 공개한 데 이어 3일부터 일반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신형 K5는 기아차가 5년 만에 내놓는 완전변경 모델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기아차 내부에서도 K시리즈의 판매를 이끌 간판모델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신형 K5가 공개된 직후부터 일부 소비자들 사이에서 지난해 출시된 2015년형 K5와 신형 K5의 외관이 거의 비슷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신형 K5는 하루 간격으로 공개된 GM의 신형 말리부와 비교됐다.
GM은 젊은층을 공략하기 위해 신형 말리부의 외형에 큰 변화를 줬다. 앞뒤 바퀴 사이의 간격은 9.1cm, 전체 길이는 5.8cm 늘렸다. 신형 말리부에 대해 쉐보레의 신차 가운데 가장 역동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신형 말리부는 과감한 디자인 외에도 무게나 연비, 성능도 크게 개선했다.
기아차는 이번에 신형 K5의 외관만 선보이고 구체적 제원이나 실내 디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디자인을 둘러싼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하지만 신형 K5에 대해 1세대 K5의 디자인 완성도가 워낙 높았던 만큼 큰 폭의 디자인 변화가 불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또 유럽에서 이미 완전변경(풀체인지)이라는 개념이 바뀌어가고 있는 만큼 신형 K5가 국내에서도 완전변경의 개념을 새롭게 바꾸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도 있다.
BMW나 아우디 등 유럽의 자동차 브랜드들은 과거와 달리 연식변경 모델,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완전변경 모델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
완전변경 모델이 나와도 기존 모델의 정체성은 그대로 유지한 채 범퍼나 헤드램프 등 세세한 부분을 조금씩 손보는 경우가 많다.
부분변경 모델도 과거 외관 디자인만 조금씩 바꿨던 데서 벗어나 엔진 등 동력성능이나 실내 디자인이 개선된 모델을 내놓는 경우도 많아졌다.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폴크스바겐의 골프다. 2009년 출시된 6세대 골프와 2012년 출시된 7세대 골프는 얼핏 봤을 때 큰 차이가 없다. 누가 봐도 골프라는 것을 알아 볼 수 있는 정체성을 유지한 채 외관 디자인을 조금 가다듬은 수준이다.
이 경우 원가를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잦은 보완을 통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또 출시 주기가 짧아져 소비자들의 의견이 더욱 빨리 반영되는 장점도 있다.
피터 슈라이어 현대기아차 디자인 총괄사장도 신형 K5의 디자인에 대해 멀리서 봐도 기아차라는 것을 알아볼 수 있는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가장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피터 슈라이어 사장은 “급격한 디자인 변화는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어 점진적 변화가 필요하다”며 “지금은 일관된 브랜드 가치와 전통을 만들어내는 데 집중할 때”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