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이 현대중공업과 조선통합법인을 세우고 대우조선해양 지분을 전량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를 추진한다.
산업은행은 31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인수합병과 관련한 조건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또 이사회를 열어 해당 사안을 의결했다.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31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민영화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의 경영 정상화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조선산업 재편을 수반하는 본격 민영화 작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거래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통합법인(가칭)'을 만들면 산업은행이 이 법인에 대우조선해양 주식 5973만8211주를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또 조선통합법인이 산업은행을 대상으로 신주(전환·상환우선주, 보통주)를 발행하고 동시에 대우조선해양 유상증자에 참여해 1조5천억 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자금이 부족하면 1조 원을 추가로 지원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현대중공업지주와 산업은행은 조선통합법인의 지분을 각각 26%, 18%씩 보유하게 된다.
새로 만들어지는 법인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조선사 3개와 대우조선해양을 나란히 자회사로 거느리게 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계획은 없다고 산업은행은 설명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은 복잡한 거래구조를 지니고 있어 공개매각으로 거래를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했다”며 “현대중공업과 조선산업 재편 필요성 등을 놓고 공감대를 형성해 먼저 업무협약을 맺게 됐다”고 말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조선산업을 '빅2'로 재편한다는 전제 때문에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으로 한정돼 이번 절차가 진행됐다”며 “구주 매각 방식은 매수자의 자금 부담이 너무 커 성사 여부가 불확실하고 기간도 오래 걸려 대우조선해양의 영업 등 경영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또 다른 잠재 매수자인 삼성중공업에도 조만간 접촉해 인수 의향을 타진하기로 했다. 삼성중공업이 인수를 원하면 현대중공업 조건과 비교해 최종 인수자를 결정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