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한라비스테온공조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한국타이어는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와 공동으로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인수했다. 조 사장이 한라비스테온공조 경영에 참여해 한국타이어 사업다각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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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 |
조현범 사장은 지난달 30일 한라비스테온공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에 선임됐다.
한라비스테온은 윤여을 한앤컴퍼니 회장,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 김경구 한앤컴퍼니 전무와 함께 등기이사에 신규 선임됐다.
한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말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 69.99%를 36억 달러에 인수했다. 한앤컴퍼니가 지분 50.5%를 확보해 최대주주가 됐고 한국타이어는 지분 19.49%로 2대주주에 올랐다.
지분에 따라 사내이사 비율은 3:1로 한앤컴퍼니가 다수를 차지했다. 그러나 한라비스테온공조를 이끌어가는데 조현범 사장의 역할이 작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한상원 한앤컴퍼니 사장은 지난해 인수가 확정된 뒤 “한라비스테온공조의 현 경영진이 고객, 직원, 주주가치를 지속적으로 증대시킬 것”이라며 현 경영체제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한앤컴퍼니가 사모펀드인 것을 감안하면 주주가치를 높이는 것 외에 사업적 부분에 크게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기존 대표이사 대신 업무집행과 대표 권한을 행사하는 집행임원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회사에 대한 감독과 의사결정권한은 이사회가 갖고 실질경영은 집행임원이 담당하는 체제다. 한앤컴퍼니 인사가 대표를 맡는 대신 신뢰할 수 있는 경영진에게 경영을 맡기겠다는 생각인 것이다.
조 사장의 사내이사 선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앤컴퍼니가 전면에 나서지 않는만큼 오히려 전략적 투자자로서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에 참여한 한국타이어의 영향력이 더 클 수 있다.
특히 한국타이어는 한앤컴퍼니 지분에 대해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해 향후 한라비스테온공조 경영권을 확보할 길을 마련해 놓고 있다.
앞으로 한국타이어가 한앤컴퍼니로부터 한라비스테온공조 지분을 인수할 경우 조 사장이 한라비스테온공조를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준비하기 위해서라도 조 사장이 손을 놓고만 있을 수 없다.
서승화 한국타이어 부회장은 27일 “아직 한라비스테온공조의 경영권은 없으나 주주로서 더 깊이 참여해 사업을 다각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돼 한라비스테온공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예고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국타이어는 지난해 매출 6조6808억 원으로 2013년보다 5.5% 감소해 16년 만에 역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중국업체들과 가격경쟁에서 밀려 세계 타이어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는 한국타이어의 사업을 다각화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라비스테온공조는 자동차 공조부문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완성차 회사를 고객사로 공유하는 한국타이어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조 사장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참여를 경영권 승계와 연관해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가 3세경영 체제 준비 목적으로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에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사장은 형인 조현식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 사장과 경영권 승계를 두고 경쟁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