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구찬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NH농협캐피탈을 새로 맡아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3일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이 사장의 선임은 NH농협캐피탈의 자산 건전성 개선과 위험관리가 시급하다는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의중이 반영됐다.
이 사장은 2018년 12월에 NH농협금융지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NH농협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돼 올해 1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은 2018년 10월 ‘3분기 종합경영성과 분석회의’에서 NH농협캐피탈을 놓고 자산 건전성 개선, 위험관리 등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건설경기 악화에 따른 산업재금융의 자산 건전성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며 “기업금융과 관련해서는 심사능력과 위험관리 능력이 수반되지 않으면 중장기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받게 되는 만큼 취급할 때부터 철저히 관리해 달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2018년 연말이 이뤄질 인사를 놓고도 “전문성에 초점을 두고 업무경력과 직무 전문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우수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금융지주는 2018년 12월에 이 사장의 내정을 발표하며 “이 내정자는 은행 현업경험과 제2금융의 여·수신 업무를 두루 섭렵해 금융 전문성을 인정받았다”며 “농협캐피탈의 견고한 성장과 내실을 다질 적임자로 평가받았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우선적으로 NH농협캐피탈의 위험노출액 규모를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NH농협캐피탈은 급속한 자산 규모 확대로 위험노출액이 다른 계열사보다 높은 상태인 것으로 추산된다.
NH농협캐피탈의 자산은 2016년 3조 원, 2017년에 4조 원을 넘긴 뒤 2018년 9월 말 기준으로 4조6258억 원까지 늘었다.
빠르게 자산을 늘리는 과정에서 부실 자산의 유입도 늘었을 가능성이 큰 데다가 NH농협캐피탈의 주요 자산인 산업재금융, 기업금융은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NH농협캐피탈의 전체 여신자산 가운데 산업재금융과 기업금융의 비중은 42% 정도다.
이 사장은 1986년 경북대 임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농협중앙회에 입사한 뒤 주로 은행, 제2금융 등 업무를 맡으며 경력을 쌓아왔다.
2010년에 농협중앙회 경주시지부 금융지점장, 2011년에 농협중앙회 영천시지부 지부장을 지냈다.
2013년부터 농협중앙회 상호금융여신부 단장을 맡으며 본격적으로 상호금융 업무를 맡아 제2금융권 전문성을 키웠다. 그 뒤로 상호금융투자부 단장, 상호금융기획부장, 상호금융수신부장 등을 거쳐 상호금융자산운용본부장을 맡다가 최고경영자의 자리에 올랐다.
NH농협금융지주 관계자는 "고태순 전 NH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은 빠르게 자산 규모를 늘리고 사업 외연을 확대하는 등 성과를 냈다"며 "이제는 금융권 업무 경험이 많은 이 사장이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