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분야에서 대기업과 협력업체들 사이에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확연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이 높은 영업이익률을 낼 때 협력업체들의 경영환경은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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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공장 |
29일 중소기업중앙회와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원이 공동연구한 ‘제조 협력업체의 경영성과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분야의 대기업과 협력업체들 사이에 수익성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 제조업 성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현대차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국내 영업이익률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5.7%에서 2009년 7.2%, 2010년 11.0%, 2011년 8.1%, 2012년 13.1%, 2013년 13.8%로 높아졌다.
이 기간에 삼성전자 협력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4.6%, 6.4%, 7.2%, 4.5%, 4.2%, 4.2%로 오히려 후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협력업체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삼성전자의 3분의 1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 협력업체들도 이 기간에 삼성전자의 매출성장과 더불어 연평균(CAGR) 15.4% 매출이 증가했지만 수익성은 되레 악화했다.
현대차와 협력업체들의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2008년 8.2%, 2009년 9.7%, 2010년 10.0%, 2011년 9.3%, 2012년 9.9%, 2013년 9.3%를 기록했다.
하지만 현대차그룹에 포함되지 않는 부품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이 기간에 3.6%, 3.3%, 5.4%, 4.2%, 3.6%, 3.3%로 현대차그룹 부품 계열사에 비해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보고서는 대기업 협력업체들의 이런 수익성 저하는 협력업체들의 고용 및 연구개발(R&D) 투자 둔화와 함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해 대기업과 임금격차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의 경우 부품 계열사의 고용은 2008년 1만1천597명에서 2013년 1만6천519명으로 5년간 연평균 7.3% 늘고 평균급여도 이 기간에 6193만 원에서 9006만 원으로 연평균 7.8% 올랐다.
반면 현대차그룹 계열사가 아닌 부품사의 고용은 2008년 11만7천994명에서 2013년 13만4천548명으로 연평균 2.7% 늘어나는 데 그쳤으며 평균급여는 3949만 원에서 5290만 원으로 연평균 6.0% 올랐다.
보고서는 전자, 자동차뿐 아니라 철강, 기계, 조선업 등 다른 주력 제조업종에서도 대기업와 협력업체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항구 박사는 “대부분 산업에서 독과점 구조가 형성돼 선도 대기업의 지배력이 강화하고 협력업체의 의존도가 높아졌다”며 “전후방 산업의 통합이 확대되면 대기업은 생산 효율성이 높아지지만 중소 협력사는 대기업의 조달물량이 줄면서 사업기회가 오히려 줄어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백설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