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접는 스마트폰의 상용화가 예상되는 만큼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접는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인 폴리이미드필름의 선두주자로서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장희구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 사장.
4일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CES를 계기로 접는 스마트폰 상용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며 “고객사 확보에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해 접는 스마트폰의 상용화로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에 투자한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은 투명하고 강도가 세면서 접었다 펴도 흠집이 나지 않아 접는 스마트폰이나 휘는 디스플레이의 핵심 소재로 꼽힌다.
손영주 교보증권 연구원은 “8일 열리는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CES)와 2월25일 열리는 이동통신 박람회(MWC)에서 유례없는 접는 스마트폰 출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스미토모화학과 초도물량 계약을 맺은 삼성전자를 제외하고 모든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CPI를 채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시장 조사기관 SA(Strategy Analytics)는 접는 스마트폰시장이 2022년 5010만 대 수준으로 확대되고 그 뒤로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SA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이 스마트폰이나 노트북을 넘어 TV, 자동차, VR(가상현실) 등으로 시장을 넓히고 적용방식도 다양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의 양산체제를 갖춘 시장의 선발주자다.
이웅열 전 코오롱그룹 회장이 2005년부터 미래를 내다보고 10년 넘게 기술개발에 800억 원을 투자해 2016년 기술을 완성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기술을 완성한 뒤 곧바로 900억 원을 들여 양산 공장을 짓기 시작해 2018년 4월에 완공했다.
글로벌 경쟁사인 일본의 스미토모화학은 초도설비만을 보유하고 있으며 SKC와 SK이노베이션은 올해 하반기에야 양산 설비가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을 뜻하는 약어 ‘CPI(Colorless Polyimide)’를 이미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생산하는 투명 폴리미이드필름의 상표로 등록했을 정도로 시장 선점에 공을 들였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미 삼성이나 LG뿐만 아니라 BOE와 같은 글로벌 디스플레이 제조회사에 샘플 물량을 공급했을 정도로 기술력도 인정받고 있다.
물론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선발주자라고 해서 시장 선점의 가능성을 무조건 높게 볼 수만은 없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물량 공급 측면에서 경쟁사들에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품질 안정성 측면에서는 경쟁사들보다 낫다고 말하기 힘들다.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은 베이스필름(필름의 원본)의 낮은 내구성을 보완하기 위해 하드코팅 작업을 마친 상태로 고객사에 공급된다.
스미토모화학과 SKC는 코팅 작업을 자회사에서 수행하고 있으며 SK이노베이션은 직접 코팅까지 처리한 완제품 상태로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을 생산한다.
반면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하드코팅 작업을 외주에 맡기고 있어 경쟁사들보다 품질 안정성을 보장하기 어렵다.
경쟁사들이 모두 양산체제를 갖추게 된다면 외주를 거쳐야 한다는 점에서 제품 공급 속도가 경쟁사들보다 뒤처질 가능성도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에 새로운 기술을 도입해 고객사들의 시선을 모으려 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12월 생체인식 전문회사 크루셜텍과 손잡고 투명 폴리이미드필름에 지문인식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크루셜텍은 디스플레이의 모든 영역에 별도의 센서 없이 지문인식이 가능한 DFS(Display Fingerprint Solution)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여러 번의 조작 없이 지문인식만으로 잠금을 해제하는 방식의 편의성과 보안성을 이미 알고 있다”며 “코오롱인더스트리의 CPI에 지문인식 기술을 적용해 접는 스마트폰에서도 이런 편리함을 누릴 수 있게 할 것” 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강용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