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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 |
두산그룹에 이변은 없었다. 두산그룹 지주사인 두산 주주총회에서 박용만 회장 체제가 그대로 이어지는 결정이 내려졌다.
박 회장이 물러나고 박정원 두산 지주부문 및 두산건설 회장이 두산그룹 총수에 오른다는 관측이 돌기도 했지만 소문으로 끝났다.
두산그룹은 안정 속에서 성장을 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안건은 2014년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및 감사위원 선임, 이사보수한도 승인 등으로 모두 원안대로 처리됐다.
박정원 두산·두산건설 회장과 이재경 두산 부회장이 사내이사에 다시 선임됐다. 이종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새로 선임됐으며 신희택 서울대 법대 교수는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에 재신임됐다.
두산은 보통주 1주당 3500원, 우선주 3550원을 배당하기로 결의했다. 올해 이사보수 한도는 지난해와 같은 150억 원으로 정해졌다.
이밖에 두산은 사업목적에서 연료전지와 신재생에너지, 원격조정장치, 전력변환장치 등과 관련한 내용을 추가했다.
이재경 부회장은 “지난해 불확실한 대외환경에도 불구하고 지속가능한 이익을 창출했다”며 “올해도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에 우선순위를 두고 지속적으로 가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주총은 이재경 두산 부회장이 맡아 진행했다. 박용만, 박정원 회장은 모두 참석하지 않았다.
두산 주총을 앞두고 이사회 의장을 누가 맡느냐를 놓고 재계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박용만 회장이 올해 그룹 경영권을 박정원 회장에게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박용만 회장은 올해 두산그룹 총수 임기 3년차를 맞았다. 총수 임기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은 데다 박 회장이 부쩍 대외활동을 강화하면서 그룹의 경영권을 박정원 회장에서 넘길 것이라는 추측을 낳게 했다.
두산 이사회 의장은 두산그룹 안에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 자리다. 두산그룹 회장이 두산 이사회 의장을 겸하기 때문이다.
두산은 이사회 의장을 등기이사 가운데 뽑는다. 과거 박용현 연강문화재단 이사장도 두산그룹 회장과 이사회의장을 함께 수행하다 3년 만에 물러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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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원 두산 회장 |
박용만 회장이 물러날 경우 이 자리를 승계할 것으로 가장 유력하게 거명되고 있는 인물은 박정원 회장이다.
박정원 회장은 박용만 회장의 조카지만 두산 지분을 더 많이 보유하고 있다. 박정원 회장이 보유한 두산 지분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6.40%다.
박정원 회장은 2009년부터 두산건설 회장, 2012년부터 두산 지주부문 회장을 맡고 있다.
두산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매출 20조4682억 원, 영업이익 1조80억 원을 올렸다. 별도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보다 20.8%, 영업이익은 31.2%가 증가했다. 외형적으로 큰 폭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두산은 또 지난해 국내외 연료전지사업의 인수합병도 성사했고 KFC와 두산동아 등 비주력사업들을 정리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산그룹 전체로 보면 상황이 그렇게 녹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박정원 회장이 맡고 있는 두산건설은 실적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산건설은 두산중공업의 지원 덕분에 지난해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리는 데 성공했지만 유동성 위기가 여전히 잠재해 있다.
이는 박 회장이 두산가 4세 가운데 맨 앞자리에 있으면서도 경영능력에서 여전히 의문부호를 떼내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아직 4세 경영체제에 들어가기에 대내외 여건이 무르익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재경 부회장은 이날 두산 주총 뒤 이사회 의장 교체설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그런 일 없다”고 짧게 답변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