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하기로 결정하면서 대형 건설회사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지고 있다.
아시아지역의 인프라 투자가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설과 통신, 교통 관련 인프라사업에 강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기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맞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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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수현 현대건설 사장 |
특히 아시아지역은 중동 다음으로 국내건설회사들의 수주가 많다. 이에 따라 이미 아시아에 진출한 현대건설이나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회사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아시아지역 인프라는 대부분의 대형 건설회사가 경험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대형 건설주를 중심으로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향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지분율은 아시아지역이 75%로, 아시아 각국의 국내총생산(GDP) 만큼 지분율이 나눠질 것”이라며 “자금조달 문제로 지연됐던 인프라 개발이 활발해지면서 발주 규모가 증가하고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지분율만큼 국내 건설회사의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 참여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노기영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대형 건설회사 입장에서 인프라시장 확대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에 호재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소재용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정부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참여를 공식화한 것은 우리 금융시장에도 상당한 호재로 인식될 것”이라며 “중국정부의 지출을 함께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화학, 석유정제, 철강 등 전통산업에 우호적”이라고 전망했다.
소 연구원은 “앞으로 중동과 아프리카에 걸쳐 20조 달러에 이르는 대형시장이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프로젝트 구상단계이기 때문에 구체적 경제효과의 윤곽을 잡기는 어렵지만 중장기적으로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기대감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이은택 SK증권 연구원도 “중국 증시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관련해 산업재 주가가 가장 크게 상승해 한국 건설업도 해외수주 기대감이 살아날 수 있다”며 “중앙아시아를 통한 원유·가스 수송, 북한투자 기회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의 공식출범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로 계획돼 건설주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노기영 연구원은 “삼성물산이나 대우건설 등 대형 건설주에 수주기회가 늘어나므로 호재라고 볼 수 있지만 당장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본격적으로 건설주가 수혜를 입기까지 좀 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소재용 연구원도 “다만 중국의 기술력 향상에 따른 경쟁심화와 동아시아를 둘러싼 정치적 변수들에 대해서는 꾸준한 관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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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사장 |
대우건설과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주는 이날 오름세를 보였다.
대우건설 주가는 이날 전날보다 1.07% 오른 7550원에 장을 마쳤다. 대우건설 주가는 26일 1조4천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당국의 제재가 예상되면서 9.01% 하락한 7470원에 장을 마쳤지만 하루 만에 반등했다.
삼성물산 주가도 전날보다 0.51%오른 5만89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석유 및 가스 관련주가 1.18%, 철강 관련주가 0.31% 올랐다.
박근혜 대통령은 중국 주도의 경제금융기구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에 한국의 참여를 결정했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은 아시아지역의 인프라 투자 확대를 위해 2013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제안으로 추진되고 있는 국제금융기구다.
한국은 설립협정문에 대한 협상을 6월께 마친 뒤 국회비준 절차를 거쳐 창립회원국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