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식 대우건설 사장이 취임 이후 최악의 악재를 만났다.

대우건설이 1조4천억 원 규모 분식회계 혐의로 금융당국의 제재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박영식 시름, 대우건설 1조4천억원 분식회계 의혹  
▲ 박영식 대우건설 사장
대우건설과 외부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은 회계처리 기준이 다른 것이라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26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대우건설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1년6개월 동안 진행한 감리가 최근 마무리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금감원은 분식회계 혐의를 포착하고 5월 중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에 상정해 제재수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은 감리위원장이 공석인 점을 감안해 5월 감리위원회에서 해당사안을 다루기로 했다. 감리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증권선물위원회에서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하면 대우건설은 임직원 해임 권고, 과징금 부과, 외부감사인 지정 등의 조치를 받게 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아직 대우건설에 대한 징계가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최종적으로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를 거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내부자 제보에 따라 2013년 12월부터 대우건설에 대한 회계감리를 벌여왔다. 금감원은 대우건설이 부실 사업장의 손실을 제때 회계처리하지 않고 나중에 반영하는 등 분식회계 혐의를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이 파악한 대우건설 분식회계 규모는 국내외 70여개 사업장에서 모두 1조4천억 원에 이른다. 이는 건설업계 사상 최대규모의 분식회계다. 대우건설이 분식회계 혐의가 인정되면 주가 하락, 대외 신인도 하락, 수주 감소 등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도 분식회계에 대한 책임론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은행은 대우건설 지분 50.7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KDB밸류 제6호 사모펀드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건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분식회계 의혹을 일으킨 문건은 실제 회계자료가 아니라 최악의 경우를 상정한 예상 시나리오”라고 해명했다.

대우건설과 삼일회계법인은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건설업계 특성에 따라 수익을 추정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일 뿐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건설업은 수주 계약액을 기초로 원가를 추정하고 실제 비용과 수익에 따라 이를 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해외플랜트의 경우 원가율 변동이 커서 당초 예상한 것보다 손실액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대우건설과 삼일회계법인의 설명이다.

대우건설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제재를 받을 것이라는 우려는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대우건설 주가는 이날 전일대비 9.01% 하락한 747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징계가 대우건설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강승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대우건설이 과징금이나 임직원 해임권고를 받더라도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대우건설 주가는 징계보다 주택시장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이라고 내다 봤다.

조윤호 동부건설 연구원은 이날 “올해 건설사 주택부문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며 “최대 분양업체 가운데 하나인 대우건설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