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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 60년대 태어나 80년대 입사한 여성의 임원 승진 두드러져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18-12-26 17:4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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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에서 1980년 이후 여성 입사자들이 본격적으로 임원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금융권 인사에서 여성의 임원진 진출이 두드러졌다.
 
금융권에 60년대 태어나 80년대 입사한 여성의 임원 승진 두드러져
▲ (왼쪽부터)박정림 KB증권 대표이사 내정자와 왕미화 신한은행 부행장보.

KB증권에서는 박정림 KB증권 WM부문 부사장이 대표이사로 내정되면서 여성 최고경영자(CEO)가 선임되는 최초의 증권사가 됐다.

박 부사장은 1963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에 체이스맨해튼에 입사하며 경력을 시작했다.

조홍경제연구소 책임연구원, 삼성화재 자산리스크관리부 부장 등을 거쳐 2004년에 KB국민은행 시장운영리스크 부장을 맡으며 KB금융그룹에 발을 들였다.

신한은행은 이번 인사에서 왕미화, 조경선 부행장보 두 명의 첫 여성 임원을 냈다.

왕 부행장보는 1964년 생으로 1983년 부산진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5년에 신한은행에 입사했다. 조 부행장보는 1965년 생으로 1981년에 영등포여자상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3년부터 신한은행에서 일했다.  

NH투자증권도 12월 인사에서 WM지원본부장으로 유현숙 상무보를 승진시켰다. 유 상무보는 1967년 생으로 숙명여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입사했다.

올해 들어 금융업계에서 승진한 여성 임원들의 공통점은 1960년대 생, 1980년대 입사자라는 점이다.

1980년대 들어서면서 금융권 내 제도적 남녀 차별이 조금씩 사라지는 과정에서 입사한 여성들이 30년 넘게 근무하면서 쌓은 성과로 최근 승진에서도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남녀 차별이 심하다고 평가됐던 은행권은 1976년까지 여성 직원들에게 ‘결혼퇴직각서’를 받았고 1977년에서야 대졸 신입공채에서 남녀 구분을 없앴다. 

‘여행원’ 직급을 따로 둬 고졸남성의 직급인 ‘초급행원’과 다르게 취급했었다. 여행원 직급이 사라진 것은 1993년이다. 여행원 직급이 폐지되기 전까지 여행원들은 일반 행원이 되려면 전환고시를 통과해야 했다. 전환고시는 한동안 합격자가 없을 만큼 어려워 ‘성전환고시’로 불리기도 했다.

신한은행의 왕 부행장보와 조 부행장보도 각각 입행하고 10년 가까이 일한 뒤인 1994년, 1993년에서야 ‘행원’ 직급이 됐다.

앞으로 금융권에 여성 임원의 비중은 꾸준히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1980년대 이후 여성 입사자가 꾸준히 늘면서 여성 관리자 비중도 높아져 현재의 추세가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융 그룹들이 정책적으로 여성 관리자를 적극적으로 양성하고 있어 부서장급 이상 여성 관리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며 “신입 직원 가운데 여성의 비중도 높아지고 있어 점차 금융권에서 여성 임원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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