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림 부행장이 KB증권 대표이사로 이동하면서 부행장 3명 자리 가운데 한 자리는 확실하게 공석이 되지만 나머지 두 자리를 놓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오평섭 부행장은 지난해 고객전략그룹에서 영업그룹으로, 전귀상 부행장은 CIB(기업투자금융)고객그룹에서 경영지원그룹으로 보직이 바뀌었다. 오 부행장과 전 부행장은 모두 31일로 임기가 끝난다.
두 사람이 모두 1960년생으로 허 행장보다 나이가 많은 만큼 이번에는 물러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전귀상 부행장은 경영지원그룹 대표로 노사관계를 담당하고 있어 유임할 가능성도 있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기조가 반영될 수 있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 노조는 19년 만에 파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는 27일 조합원을 상대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다. 투표 하루 전날인 26일 오후 7시부터는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조합원들이 모여 총파업 결의대회도 연다.
전 부행장은 21일에 이어 26일에도 사내 이메일을 보내는 등 직원들을 설득하는 데 힘쏟고 있다.
그는 26일 사내 이메일을 통해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위원들이 KB국민은행의 파업이 은행과 전체 금융권에 미치는 파장을 생각해 신중히 행동하길 바란다고 권고했다”며 “KB가 대내외적으로 문제가 있는 조직으로 비춰지는 현 상황과 관련해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 전무 8명 가운데는 김남일 전무와 김창원 전무가 부행장 후보로 거명된다. 김남일 전무와 김창원 전무는 2016년 12월 전무로 승진했다.
오보열 전무와 이계성 전무, 서남종 전무는 지난해 말 전무로 승진했고 박영태 전무와 박재홍 전무는 그룹 대표가 아닌 본부장을 맡고 있어 부행장 후보군에는 오르내리지 않는다. 준법감시인을 맡고 있는 이상효 전무 역시 마찬가지다.
허 행장이 부행장 수를 3명으로 유지할지를 놓고도 관측이 엇갈린다.
허 행장은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 부행장 수를 기존 8명에서 3명으로 대폭 줄였다. 실무진과 경영진 사이의 간격을 축소해 조직 전체의 소통과 민첩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그러나 다른 시중은행과 비교해 부행장 수가 적어 인사적체가 발생할 수 있는 데다 부행장 승진을 눈앞에 둔 전무급 임원 사이에서는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한은행에는 3분기 말 기준으로 7명의 부행장과 10명의 부행장보(전무)가 있다. 하나은행에는 4명의 부행장이 있다.
허 행장이 대외적으로 외부인사를 영입할 수도 있다고 밝혔던 만큼 어느 부문에서 어떤 직급으로 외부 인사가 올지를 놓고도 관심이 쏠린다. 은행은 순혈주의가 매우 강해 임원을 외부에서 영입하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다.
허 행장은 11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큰 틀에서 우리가 나아가려는 방향에 맞게 평가하고 새로운 시각이 필요한 부분은 외부에서 모실 생각”이라고 말했다.
허 행장이 취임 이후 꾸준히 디지털금융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디지털 관련 인력을 외부에서 수혈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