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이 그동안 인도하지 못해 애를 먹었던 '소난골 드릴십(이동식 원유시추선)'이 3년 만에 옥포조선소를 떠난다.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의 국영석유회사 소난골이 발주한 드릴십 2척을 내년 초 모두 인도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26일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소난골 드릴십' 3년 만에 인도해 9천억 유동성 확보

▲ 대우조선해양이 건조한 소난골 드릴십.


대우조선해양은 2013년 소난골로부터 드릴십 2척을 수주했다. 당초 2015년 12월 인도하려 했지만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선주 측이 인도대금을 마련하지 못해 일정이 계속 지연돼 왔다.

그러나 올해 유가가 6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협상이 급진전돼 마침내 인도일정이 확정됐다.

합의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은 내년 1월 말과 3월 말까지 각 1척씩 순차적으로 드릴십을 인도한다. 최종 계약가격은 선수금을 포함해 척당 5억3천만 달러가량이다. 현재 시장가격(3억5천만 달러 수준)을 크게 웃돈다. 

2013년 당시 수주가격(척당 6억 달러)에는 못미치지만 이번 가격 확정에 따른 추가 손실은 발생하지 않는다. 그동안 유가 하락 등으로 드릴십시장의 가격도 급락하면서 이미 대우조선해양이 드릴십의 줄어든 가치를 회계처리를 통해 사전 반영했기 때문이다. 

회사 측은 오히려 손익이 개선되는 효과와 함께 대규모 유동성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내년에 드릴십 2척의 인도를 모두 마치면 일시금으로 9천억 원에 상당하는 대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에 따르면 소난골은 이번 협상 타결을 위한 제품 실사 과정에서 대우조선해양의 설계와 건조 품질이 완벽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인도와 동시에 품질보증 의무를 끝내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인도 뒤 발생할 수 있는 위험도 완전히 사라졌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이번 인도를 통해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기틀이 마련됐다"며 "대우조선해양 부실의 주범이었던 소난골 프로젝트가 원만하게 해결되면서 조기 경영 정상화에 청신호가 켜졌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