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에어부산이 상장 이후 주가 흐름에 호재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에어부산의 상장 이후 주가는 모기업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상장 앞둔 에어부산도 모기업 아시아나항공도 유가 하락 반갑다

▲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이사 사장.


2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급락하고 있는 유가는 에어부산을 포함한 항공사들의 실적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10월 중순 국제 유가가 급락한 뒤 국내 항공주 합산 시가총액은 15% 이상 상승했다”며 “최근 삼성증권의 국제유가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점 등을 반영하면 국내 항공주들은 충분한 상승여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에어부산은 2017년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를 모두 합친 전체 비용 가운데 25.6%를 연료비로 지출했다. 이는 모든 비용 항목 가운데 가장 높은 비중이다.

유가가 하락하면 에어부산 실적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유가 하락 추세가 이어지면 상장 이후 에어부산 주가 흐름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 역시 상장 후 에어부산 주가 흐름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면 지분 가치가 부각되는 만큼 이중으로 수혜를 볼 수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 상장에 구주매출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존 주식을 계속 들고 있다. 에어부산의 주가가 상승하면 아시아나항공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데 더욱 유리해진다.

에어부산의 공모가는 17일 희망 밴드 최하단인 3600원으로 결정됐다. 희망밴드를 밑돌지는 않았지만 흥행에 성공했다고는 보기 힘들다.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부산의 기업공개로 최대 1721억 원의 연결자본 증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는데 예상치에 미치지 못하게 된 만큼 에어부산의 주가 상승에 따른 유동성 개선에 추가적 기대를 걸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3분기 보고서 기준 에어부산의 지분 46%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에어부산의 기업공개(IPO)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을 대폭 낮추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상장 이후 에어부산의 주가가 높아지면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하고 있는 에어부산의 지분가치를 높여 재무구조 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일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2.29달러(4.75%) 하락한 45.8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4분기 시작인 10월1일 서부텍사스산 원유의 가격이 배럴당 75.3달러였다는 것을 살피면 3개월이 채 되기 전에 무려 39.1% 급락한 것이다.

유가의 공급 과잉 우려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서는 유가의 하락세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연구원은 “미국의 원유 생산은 예상보다 많고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도 1월까지는 시작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일각에서는 유가의 하락이 항공사의 실적 개선에 직접적으로 미칠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이 항공사의 비용 절감요인임은 분명하지만 항공사의 영업손익은 반드시 절감된 비용만큼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며 “단가가 유가 하락을 반영하는 수준보다 크게 하락할 수 있고 실제 영업 손익 개선폭은 절감된 비용보다 훨씬 작을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휘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