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12-19 17:4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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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3기 신도시를 통한 집값 안정화를 추진하면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의 건설 속도가 정책 성공의 관건으로 꼽히고 있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의 부동산 수요를 분산하기 위한 3기 신도시 계획의 성공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를 비롯한 광역교통망의 빠른 확충에 달려있다.
▲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오른쪽부터 두번째)이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차 수도권 주택공급 계획 및 수도권 광역교통망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김포 등 2기 신도시가 수도권의 집값 안정화를 끌어내지 못한 이유로 미흡한 광역교통망이 꼽히는 만큼 남양주 등 3기 신도시가 성공하려면 교통 문제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투자솔루션부 전문위원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를 비롯한 광역교통망의 조성 사업이 본격화되면 수도권에서 서울의 접근성이 좋아져 서울의 주택 수요를 일부 분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는 지하 40킬로미터 깊이에서 최고 시속 180킬로미터로 운행하는 고속 도심철도다. A~C노선으로 각각 설계돼 수도권 남북과 동서를 잇는다.
3기 신도시 가운데 남양주 왕숙 지구는 GTX-B선(인천 송도~경기도 남양주 마석), 과천 지구는 GTX-C선(경기도 양주 덕정~수원)이 지나가게 된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노선이 완공되면 남양주 왕숙 지구-서울역과 과천-고속터미널 구간의 이동시간이 기존의 1시간 이상에서 15분으로 줄어들게 된다.
남양주 왕숙과 과천 지구의 주택 공급량을 합치면 7만3천 호로 전체 목표 15만5천 호의 절반 수준에 이른다. 3기 신도시의 광역교통망에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의 비중도 상당한 셈이다.
국토부도 3기 신도시의 개발 원칙으로 ‘선교통 후개발’을 들면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를 최대한 빠르게 건설할 의지를 보이고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3기 신도시들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등 광역교통망을 충분히 갖춰 서울 도심까지 30분 안으로 출퇴근할 수 있는 도시로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GTX-A선(경기도 파주 운정~동탄)은 비교적 빠르게 건설될 것으로 예상된다. 예비 타당성 조사와 기획재정부의 심의를 모두 통과해 27일 착공한다.
반면 GTX-B선과 GTX-C선은 건설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점이 3기 신도시의 불안요소로 꼽힌다. 3기 신도시의 착공부터 입주까지 5년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GTX-B선과 GTX-C선의 완공은 그보다 훨씬 뒤일 가능성이 있다.
GTX-A선은 2014년 2월에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한 뒤에도 환경영향평가와 교통영향평가 등을 치르면서 4년10개월 만에야 착공하게 됐다.
GTX-C선은 최근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했지만 GTX-A선의 전례와 4~5년 걸리는 공사기간을 생각하면 2021년으로 예정된 3기 신도시에서 입주를 시작한 이후에야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GTX-B선은 사업성 문제로 예비 타당성 조사도 아직 통과하지 못했다. 한 차례 탈락한 뒤 국토부가 노선을 연장하면서 예비 타당성 조사가 다시 진행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2019년에 GTX-C선의 기본 계획을 만들기 시작해 2021년에 조기 착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GTX-B선도 사업성을 최대한 높여 2019년 안에 예비 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고 건설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시 등은 GTX-B선의 예비 타당성 조사를 면제해 시공을 빠르게 추진할 것을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 요청했는데 이 요청이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3기 신도시가 주택 공급 대책으로 성공하려면 주민들이 입주 시기에 맞춰 광역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점이 중요하다”며 “3기 신도시의 입주 시기와 GTX-B선의 완공 시차가 너무 커질 가능성을 생각해 예비 타당성 조사가 면제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