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새 게임 ‘아스텔리아’가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이용자들을 다시 PC 앞으로 불러모을 수 있을까?
13일 넥슨이 PC온라인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MMORPG) 아스텔리아의 공개 시범테스트를 시작했다. 아스텔리아는 바른손이앤에이 산하의 스튜디오8이 개발하고 넥슨이 서비스한다.
▲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이사 사장.
‘리니지’ 등으로 대표되는 PC온라인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은 2000년 대 초 PC방에서 큰 인기를 끌며 국내 온라인게임시장 전성기를 연 장르지만 모바일게임의 기세와 전략게임, 슈팅게임 등 장르에 밀려 게임 개발 자체가 침체기를 맞았다.
하지만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가 흥행 돌풍을 일으키면서 PC온라인게임에서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 장르의 수요와 가능성을 확인했다.
로스트아크는 11월7일 출시됐는데 첫 날 동시접속자 25만 명을 기록했고 일주일 만에 35만 명을 넘어섰다. 그 뒤 현재까지 PC방 게임사용량 점유율 3위를 유지하고 있다.
아스텔리아는 이런 시점에 나오는 새 PC온라인 대규모 역할수행게임이라는 점에서 업계와 게임 이용자 양쪽의 관심을 받고 있다.
넥슨 관계자는 “넥슨은 아스텔리아로 전략게임과 배틀로얄 등 장르에 편중돼있던 기존 PC온라인게임 시장의 흐름을 바꾸고 PC 온라인게임이 한 번 더 도약하는 데 기여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며 “현재 게임시장 자체가 모바일게임 쪽에 편중돼 있고 실제 규모도 모바일게임이 더 큰 상황이기 때문에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와 경쟁하기보다는 함께 간다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아스텔리아는 검과 마법, 정령 등이 등장하는 판타지 세계관을 바탕으로 캐릭터 육성과 아이템 파밍(게임에서 아이템을 수확하는 행위), 그리고 대규모 전투를 통한 협동 플레이 등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의 기본에 집중했다.
여기에 소환수 개념인 ‘아스텔’을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게임 이용자는 각기 다른 개성을 지닌 30종 이상의 아스텔을 최대 3인까지 소환해 함께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넥슨이 10에서 15년이라는 오랜 기간 게임 이용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PC온라인게임들을 여럿 서비스해온 점도 아스텔리아에 기대를 더하는 요소가 되고 있다.
넥슨은 약 3년 동안 아스텔리아의 서비스를 준비해왔고 2017년과 올해 두 차례에 걸친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게임성도 개선했다.
넥슨은 상대적으로 약한 모바일게임부문과 비교해 PC온라인게임에서는 강한 면모를 보여왔다.
게임 통계사이트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13일 기준으로 넥슨은 메이플 스토리, 카트라이더, 서든어택, 피파온라인4, 던전앤파이터 등 무려 5개 게임이 PC방 게임사용량 순위 10위권 안에 올라있다.
메이플스토리는 2003년, 카트라이더는 2004년, 던전앤파이터와 서든어택은 2005년에 나온 게임이지만 아직까지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넥슨은 2018년 3분기 기준으로 전체 매출에서 PC온라인게임 매출 비중이 76%에 이른다.
▲ 넥슨의 새 PC온라인게임 '아스텔리아'.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배틀그라운드와 로스트아크의 흥행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로스트아크의 흥행은 국내 모바일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에 관한 피로감과 수준 높은 게임에 관한 수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창영 유안타증권 연구원도 “과거에는 PC온라인으로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을 즐기던 사용자들이 모바일로 옮겨가는 모습을 보였다면 최근에는 주로 10~20대의 젊은 게임 이용자들이 모바일로 먼저 대규모 다중접속 역할수행게임을 경험한 뒤 온라인에서 그 재미를 다시 느껴보려는 추세”라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국내 PC온라인게임시장의 성장성에 한계가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2019년 콘솔과 PC온라인 등으로 게임 플랫폼이 다변화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그래도 모바일게임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7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2016년 PC온라인게임시장 규모는 4조6464억 원으로 2015년보다 12% 줄어들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모바일게임이 국내 게임시장 규모를 좌우할 것으로 분석했다. PC온라인게임시장은 당분간 1%대 성장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