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순 한미약품 사장이 추진해 온 연구개발 투자가 결실을 맺고 있다.
한미약품은 7억 달러 규모의 면역질환치료제 기술수출계약을 미국 제약사와 체결했다. 단일 기술수출계약으로 국내 제약회사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
|
|
▲ 이관순 한미약품 사장 |
한미약품은 19일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유럽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면역질환치료제 후보물질 ‘HM71224’의 기술수출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일라이릴리는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세계에서 HM71224의 모든 적응증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임상개발과 허가, 생산, 상업화를 담당한다.
한미약품은 이번 계약으로 계약금 5천만 달러와 단계별 임상개발, 허가, 상업화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으로 모두 6억4천만 달러를 받고 개발에 성공할 경우 최대 6억9천만 달러를 받게 된다. 한미약품은 또 상업화가 이뤄지면 별도로 판매액의 10% 이상을 로열티로 받는다.
한미약품이 개발한 물질인 'HM71224'는 우리 몸의 B림프구 활성화 신호에 관련된 효소 'BTK'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신개념 면역질환 표적 치료제다.
이 물질은 먹는 형태로 개발돼 더 주목받는다. 기존 치료제는 거의 주사제 형태로 나왔다.
미국 공정거래법상 일정 규모를 초과하는 기술을 도입하려면 별도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한미약품은 현재 승인절차를 남겨두고 있다.
이 사장은 “릴리와 연구개발 협력을 통해 관련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개 새로운 치료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올해 연구개발 성과를 토대로 해외로 진출해 해외매출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이 사장은 올해 매출에서 완제약 수출 비중을 30% 이상으로 늘리려고 한다.
한미약품은 이번 면역질환치료제 외에도 지속형 당뇨병치료제 등을 포함한 여러 바이오신약의 임상 1.2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 2상중인 표적항암제 ‘포지오티닙’은 중국과 미국에 기술이 수출되기도 했다.
이번 기술이전 계약으로 한미약품의 표적항암제와 지속형당뇨병치료제에 대한 추가적 기술이전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
|
|
▲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 |
한미약품이 사상 최대 기술수출을 이룬 것은 연구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했기 때문이다.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은 연구개발 투자에서 뚝심을 보였다. 이관순 사장도 연구개발소장 출신으로 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매출의 20%를 연구개발에 썼다.
이 사장은 13일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연구개발을 통한 글로벌화만이 주주 여러분과 한미약품의 지속성장을 담보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올해 효율적 연구개발과 CP(공정경쟁규약) 기반의 창조영업으로 구체적인 경영성과를 도출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약품 주가는 19일 기술수출계약이 성사된 데 힘입어 2010년 이후 최고가인 20만9천 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