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맞춰 원전 해체사업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10일 공기업계에 따르면 한수원은 최근 ‘2018 원전해체 비즈니스 포럼’을 열어 탈원전정책 이후 원전 해체시장이 열릴 것에 대한 대비에 나섰다.
포럼에서는 2020년 말까지 12기의 국내 원전이 차례로 영구정지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원전 해체를 수행할 전문인력 양성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현재 한수원은 탈원전정책의 첫 번째 과제인 고리 1호기 해체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고리 1호기 원자력 발전소는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따라 2017년 6월 가동된 지 40년 만에 영구정지됐다.
한수원은 2022년 6월 고리 1호기의 해체 승인을 목표로 최종 해체 계획서를 준비하고 있다. 최종 해체 계획서가 승인되면 방사성폐기물 처리시설을 구축하고 방사능과 관련 없는 구역부터 철거가 진행된다.
한수원은 고리 1호기와 더불어 월성 1호기의 해체도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착실하게 노후 원전 해체를 위한 준비 작업을 해나가는 것은 앞으로 글로벌 원전 해체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것으로 평가된다.
한수원은 원전 해체 준비의 일환으로 사내 관련 전문인력을 활용한 해체인력 양성전략 등을 마련하고 있다.
한수원의 원전해체와 관련된 계획이 착실하게 진행되는 배경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힘을 보태는 점도 작용했다.
성 장관은 야권을 중심으로 '정부의 탈원전정책 철회를 위한 국민투표를 하자'는 목소리까지 나오는 가운데 최근 원자력발전소 현장 행보에 나섰다.
성 장관의 고리 1호기 원자력발전소 3일 방문은 2017년 9월 취임 이후 처음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성 장관은 고리 1호기 현장을 찾아 안전한 해체를 당부하면서 "국내외 원전 해체시장 확대에 대비해 우리나라 원전산업의 새로운 먹거리로서 원전 해체 분야를 육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성 장관의 발언과 관련해 “‘원전 해체산업 육성방안’을 2019년 상반기에 발표할 것”이라며 “원전 해체와 관련한 구체적 준비 내용은 이 육성방안에 담길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1960년대~1980년대 건설됐던 30년 이상 된 노후 원전이 세계적으로 280기 정도가 있는데 해체 순서를 밟게 되면 모두 440조 규모의 해체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이 원전 해체시장에 진출한다면 경쟁자가 적은 유망시장, 이른바 블루오션이 열릴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 1호기 해체사업 실적을 가능한 빠르게 확보해 해외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 한양대학교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현재 원전 해체 기술은 미국이 가장 많이 앞서 있고 독일도 해체 경험이 풍부하다”며 “원전 해체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그만큼 산업적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