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한화그룹과 베트남 빈그룹의 협력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다. 2017년 12월 중국 한화큐셀 공장 방문 이후 1년 만의 해외출장이자 7년 만의 베트남 방문이다.
김 상무와 동행하는 첫 해외출장이기도 하다. 김 상무에게도 이번 베트남 출장은 한화생명의 해외총괄을 맡은 뒤 바로 떠나는 첫 해외출장이다.
김 회장의 주된 베트남 방문 목적은 베트남 하노이 외곽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기 엔진부품 생산공장 준공식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베트남 방문 첫 날 행사를 마친 뒤 한화테크윈 등 베트남에 진출한 한화계열사의 사업현황을 살펴보고 베트남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이번 베트남 행보를 놓고 정부의 ‘신 남방정책’에 발맞추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의 3위 수출국으로 떠오른 베트남 공략에 전사적으로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바라본다.
김 상무는 김 회장이 베트남에서 주요 인사를 만날 때마다 동석했다.
특히 김 회장이 빈그룹의 팜 느엇브엉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김 상무도 팜 회장과 금융 분야 협력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그룹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베트남 최대 그룹이다. 지주사와 건설회사는 각각 베트남에서 시가총액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유통, 호텔,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동차, 스마트폰 등 제조업에도 뛰어들었다.
김 회장은 팜 회장을 만난 뒤 “베트남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한다는 빈그룹의 목표가 ‘사업으로 국가에 보답한다’는 한화의 창업정신과 같아 두 그룹의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팜 회장도 “빈그룹이 한화와 협력해 더 큰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의 구체적 협력과 실행방안을 언제든 제안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2009년 국내 보험사 가운데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고 최근 e스포츠를 통한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등 현지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생명이 빈그룹과 협력을 강화한다면 최근 베트남에 진출하는 다른 국내 기업들과 비교해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인 한화자산운용은 8월 빈그룹에 4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빈그룹과 금융, 스타트업 지원사업, 자동차부품 소재, 보안, 태양광설비 구축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9일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인사에서 승진자 명단에서 빠졌다. 김 상무가 한화생명 조직개편으로 해외총괄과 미래혁신총괄을 겸임이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승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었다.
김 상무의 형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도 7일 발표된 한화케미칼 및 계열사 임원인사에서 승진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승진은 못했지만 김 전무는 이미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을 이끌고 있고 김 상무는 이번 인사로 한화생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며 “두 사람의 나이 등을 고려해 무리하게 직급을 높이는 것보다는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게 하려는 김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듯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