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승연 회장(사진 가운데)이 베트남 하노이 인근 화락 하이테크단지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기 엔진부품 생산공장 준공식에 참석했다. 왼쪽 두번째부터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금춘수 한화 부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쯔엉 화빙 베트남 수석 부총리, 응우옌 반빙 베트남 당정치국원중앙경제위원회 위원장, 쭈 응옥아잉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 |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가 아버지인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함께 베트남을 방문하며 현지사업 확대에 힘을 쏟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의 베트남 방문을 계기로 한화그룹과 베트남 빈그룹의 협력이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김 회장은 6일부터 8일까지 2박3일 일정으로 베트남을 방문했다. 2017년 12월 중국 한화큐셀 공장 방문 이후 1년 만의 해외출장이자 7년 만의 베트남 방문이다.
김 상무와 동행하는 첫 해외출장이기도 하다. 김 상무에게도 이번 베트남 출장은 한화생명의 해외총괄을 맡은 뒤 바로 떠나는 첫 해외출장이다.
김 회장의 주된 베트남 방문 목적은 베트남 하노이 외곽에 위치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기 엔진부품 생산공장 준공식이었다. 하지만 김 회장은 베트남 방문 첫 날 행사를 마친 뒤 한화테크윈 등 베트남에 진출한 한화계열사의 사업현황을 살펴보고 베트남 정재계 주요 인사들을 만났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의 이번 베트남 행보를 놓고 정부의 ‘신 남방정책’에 발맞추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등 대외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한국의 3위 수출국으로 떠오른 베트남 공략에 전사적으로 속도를 내려는 것으로 바라본다.
김 상무는 김 회장이 베트남에서 주요 인사를 만날 때마다 동석했다.
특히 김 회장이 빈그룹의 팜 느엇브엉 회장과 만난 자리에서는 김 상무도 팜 회장과 금융 분야 협력을 놓고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빈그룹은 베트남의 삼성으로 불리는 베트남 최대 그룹이다. 지주사와 건설회사는 각각 베트남에서 시가총액 1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부동산, 유통, 호텔,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자동차, 스마트폰 등 제조업에도 뛰어들었다.
김 회장은 팜 회장을 만난 뒤 “베트남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삶을 제공한다는 빈그룹의 목표가 ‘사업으로 국가에 보답한다’는 한화의 창업정신과 같아 두 그룹의 협력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팜 회장도 “빈그룹이 한화와 협력해 더 큰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의 구체적 협력과 실행방안을 언제든 제안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2009년 국내 보험사 가운데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했고 최근 e스포츠를 통한 홍보활동을 강화하는 등 현지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화생명이 빈그룹과 협력을 강화한다면 최근 베트남에 진출하는 다른 국내 기업들과 비교해 경쟁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 가운데 한 곳인 한화자산운용은 8월 빈그룹에 4억 달러를 투자하기도 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빈그룹과 금융, 스타트업 지원사업, 자동차부품 소재, 보안, 태양광설비 구축 등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상무는 9일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인사에서 승진자 명단에서 빠졌다. 김 상무가 한화생명 조직개편으로 해외총괄과 미래혁신총괄을 겸임이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승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왔었다.
김 상무의 형인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도 7일 발표된 한화케미칼 및 계열사 임원인사에서 승진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두 사람 모두 승진은 못했지만 김 전무는 이미 한화그룹의 태양광사업을 이끌고 있고 김 상무는 이번 인사로 한화생명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됐다”며 “두 사람의 나이 등을 고려해 무리하게 직급을 높이는 것보다는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게 하려는 김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듯하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