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행장은 우리은행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경험했는데 기업금융의 비중이 높은 수협은행의 사업구조가 경기와 기업 실적 등에 영향을 크게 받아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취임 직후부터 소매금융을 강화하는 데 힘써왔다.
이 행장이 수협은행장으로 취임한 2017년 10월 수협은행의 기업여신과 가계여신의 비중은 7:3이었으나 현재는 5:5의 비중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소비자와 접점을 넓히기 위해 수협은행 영업점을 늘렸다. 대부분 시중은행들은 비용 절감을 위해 영업점을 통폐합하고 있는 것과 반대전략을 취했다.
수협은행은 올해 모두 6개의 영업점을 늘려 132개의 영업점을 보유하게 됐고 12월 안에 남동탄지점도 열 계획을 세워뒀다.
새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고금리 상품을 과감하게 내놓고 있기도 하다.
9월 출시한 ‘Sh쑥쑥크는아이적금’은 연 5.5%의 금리를 제공한다. 부모들이 연차를 내고 은행에 방문해 신청할 정도로 인기몰이를 하며 지금까지 15만 좌 가까이 개설했다.
연 최고 4%의 금리를 제공하는 ‘잇(it)자유적금’과 사회 초년생을 겨냥한 ‘리얼카드’도 인기를 끌며 수협은행의 이용자층을 넓히고 있다.
고금리 상품들을 두고 내부적으로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협은행은 9월 말 기본자본비율 11.93%, 총자본비율 14.01%로 양호한 자산 건전성을 보이고 있다.
이 행장의 소매금융 강화 전략에 힘입어 수협은행은 우수한 실적을 내고 있다.
수협은행은 2018년 순이익 3천억 원 이상을 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년과 비교해 20% 정도 증가하는 것이다.
11월 기준 수협은행과 실제로 거래를 한 소비자(유실적 고객)는 145만 명으로 2018년 들어 30만 명 넘게 늘었다. 당초 목표로 잡았던 2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수협은행 관계자는 “매년 20만~30만 명씩 늘면 2020년까지 유실적 고객 200만 명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 행장은 2018년에 소매금융을 강화하겠다는 목표를 어느정도 이룬 만큼 2019년에는 또 다른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12월4일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 출범한 2주년 기념식에서 "수협은행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12월7일 모바일 앱 ‘헤이뱅크’를 새로 내놓으면서 비대면 서비스도 강화하고 있다.
이 행장은 기념식에서 행원들에게 “수협은행 출범 뒤 2년 동안 소기의 성과를 이뤘지만 아직 만족하기엔 이르다”며 “2019년에는 디지털은행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보하고 고객기반 확대, 안정적 적정자산 증대, 자산 건전성 유지 등의 목표를 함께 이루자”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재후 기자]